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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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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Oct 17. 2024

그녀, 정끝별


한 시인의 시를 읽는다

별 것 아닌 언어를 여기저기 던져 놓고

시덥잖다 싶은 문장을 여기저기 깁고 있는데

하루 이틀 갖고 논 솜씨가 아닌 것이다

쪼물딱거리며 밤도 여러 날 세어 봤을 것이고

날 선 글자에 심장도 수차례 찔려 봤음에틀림없다

게다가 정끝별,

당신이 부려놓은 말들이 좋아서

당신이 농사 지은 시열매를 몽땅 갖고 싶어서

그래서 빵구난 내 영혼을

한 구절씩 턱턱 깁고 싶어

당신의 언어를 통독하는 밤,

그 언어로 접붙인 내 영혼이

마침내 풀썩거리며

내 시를 마중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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