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인의 시를 읽는다
별 것 아닌 언어를 여기저기 던져 놓고
시덥잖다 싶은 문장을 여기저기 깁고 있는데
하루 이틀 갖고 논 솜씨가 아닌 것이다
쪼물딱거리며 밤도 여러 날 세어 봤을 것이고
날 선 글자에 심장도 수차례 찔려 봤음에틀림없다
게다가 정끝별,
당신이 부려놓은 말들이 좋아서
당신이 농사 지은 시열매를 몽땅 갖고 싶어서
그래서 빵구난 내 영혼을
한 구절씩 턱턱 깁고 싶어
당신의 언어를 통독하는 밤,
그 언어로 접붙인 내 영혼이
마침내 풀썩거리며
내 시를 마중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