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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by 글똥

봄이 오는 길목에 민수기가 있다

아론의 지팡이

움 돋은 순 위에 꽃이 피더니

금세 익은 살구

오늘 같은 봄이라면

압독국 숲에도 움이 돋고 있겠다


옷장을 열고 분홍의 가벼움을 입는다


햇살 가득 뿌려놓는 남쪽

냉이 한 뿌리 쑥 뽑아 올리는 사이

머리카락 사이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

능 사이로 불어 내게로 닿는다

땅이란 본래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 수많은 이의 흔적

내 발 아래 어떤 이는 냉이로써 기꺼이 봄을 전한다

이제 내가 그대의 오랜 봄을 전하러 갈 차례


고분군 터 위의 봄이 된장국 속에서 끓는다

그대에게도 햇봄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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