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물고기는 풀쩍 뛰어올라 어둠을 잘라먹고

by 글똥

해가 뉘엿 뉘엿 넘어갈락 말락. 해와 달이 교대 중인 시간, 붉게 물든 노을도 눈에 담기 좋은 저녁. 물 위의 데크를 걸으며 어둠을 뜯어먹는 물고기들을 만난다. 허겁지겁, 너희들도 나처럼 밥벌이에 지쳤구나. 그래서 나처럼 숨구멍 찾아 펄쩍 뛰어오르는구나. 석양 한 조각 베어 물고 다시 제 집으로 돌아가는 물고기, 오늘 하늘은 더욱 붉고 곱다. 고운 색들, 내 마음에 들어와 오늘도 들썩거렸던 하루를 다독인다. 걸음을 늦추어 온몸을 뒤집고 비상하는 물고기를 본다. 은빛 뱃살이 노을에 반짝인다. 아름답다. 신은 저 위에서 나의 민낯을 보고 있을까. 반짝인다고, 아름답다고 말하였을까. 지금, 나를 위한 늑대의 시간에서 평안을 누리는 만물의 움직임을 동시에 바라본다. 자연의 위로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닿는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