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을 담아 입으로 부르짖으면
imf가 한창인 그해 내가 살고 있던 아파트 옆호에 사는 사람은 부부 목사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아침 새벽에 항상 일어나서 예배를 나갔는데 철커덩하는 현관문 소리에 나는 항상 눈이 떠졌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잠이 깨서 창밖을 바라보곤 했는데 어스름한 새벽하늘의 별을 보고
마음속에 나는 조그만 꿈을 담았다. 그 꿈은 마음속에서 계속 나도 모르게 싹을 틔우고 있었다.
처음에 시작하려는 아르바이트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력서만 제출하면 웬만하면 통과될 줄 알았던 채용절차는 늘 쓰디쓴 고배만 마셨다.
그때당시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하고싶어도 워낙 경쟁률리 치열하다 보니 취업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려운시절이었다.
이력서를 제출하기 위해 방문한 회사에서 우연챦게 채용서류가 쌓여있는 테이블을 보았는데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것을 보고 그 시대 사람들의 간절함을 실감 할수 있었다.
더군다나 나는 육아를 하고 있는 경력단절에 기혼이기 때문에 더 불리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었다.
결혼 육아 후 노동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려고 하면 일단 나이와 기혼이라는 것이 가장 걸림돌이었다.
이전 경력이나 그 사람의 능력을 보기 전에 나이가 모든 채용조건의 1순위였기 때문에
서류통과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한 번은 동네에 있는 대형마트에 직원을 구한다 길래 아이들을 데리고 시험을 보러 갔다.
대형마트 사장은 나와 아이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조그만 사무실에서 면접이 시작되었고 전형적인 자기소개부터 시작해서
지원동기 등 여러 가지 질문이 나에게 쏟아졌다. 마지막으로 인사담당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
“회사에 아주 긴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는데 아이가 열이 나고 아프다고 전화가 온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나는 순간 5초 정도 말없이 생각하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회사일은 잠시 다른 분께 도움을 요청하고 아이가 위급한 것 같은 상황이니 아이에게 가보겠습니다 “..
결과는 역시 불합격이었다. 정직원으로 입사한다는 것은 너무 현실적으로 먼 것 같아서
잠시 포기하고 다른 아르바이트부터라도 알아봐야 했다.
이때까지도 직업을 갖는 것은 나에게 어둡고 알 수 없는 미래를 헤쳐나가는 생존의 한 방법이었다.
워킹맘으로 자리잡기 위한 나의 도전은 이후로도 계속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준비 없이 노동시장에 일을 하기 위해 나온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진입장벽이 낮거나 임금이 낮거나 복지나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 보면서 나는 점점 오기가 생겼다.
나는 이렇게 작게 시작하지만 반드시 머지않아 나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적인 위치에 도달하리라고 굳게 마음먹었다.
그 뒤로도 몇 번의 채용에서 실패하게 되었지만 그럴수록 더 단단해지고자 마음먹었다.
반드시 멋지게 일하면서 내 꿈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실 그때 어떤 구체적인 꿈이나 인생에 대한 진로를 그리지는 못했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이왕 발을 디뎠으니 멋지게 한번 해보자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내 가슴은 두근두근 설레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언젠가는 정직원 나아가서는 조직의 리더로도 성장하겠지 하는
부푼 희망을 가슴속에 눌러 담았다.
나의 이러한 간절함은 아침 새벽기도부터 시작했다.
처음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성경말씀처럼 나는 스몰스텝부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아침 새벽 6시에 무조건 일어나서 식구들이 없는 방에 들어가서 기도를 시작했다.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그리고 머지않아 워킹 맘으로서 아니 더 나아가
조직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아주 간절하게 기도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기도를 했고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간절함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는 자동적으로 일어나서 정말 간절하게 내 마음속 소망을 위해
입으로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성공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정한 것 아니었지만
나는 무조건 내가 믿는 신에게 간절하게 매달렸다.
이렇게 입으로 기도하면서 내 꿈을 입으로 말하고 머리로 매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어느 날 내가 사는 지역에 신생 유통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나이 때문에 직원 채용에서는 탈락했다. 그럼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자는 마음에서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에서 간신이 합격을 하게 된다.
드디어 워킹맘으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일과 가정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직 유치원생인 아이들은 엄마가 일을 하러 나가는 것이 못내 싫은지 아침마다 가지 말라고
내 손을 잡고 우는 날이 많았다.
어느 때는 동생이 열이 나고 아프다고 큰아이가 울면서 전화한 적도 있었다.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놀다가 지친 아이들의 자는 모습을 보게 되는 날이면
이럴 때는 정말 일을 그만두어야 하나 라고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목표가 있기에 나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일이 어느 정도 손에 익숙해갈 무렵 나는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만 머물면 더 이상의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간절하게 생각하고
간절하게 노력하면 될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겨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