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귤이 귤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표현하고 소문내기 그리고 용기내기

by 이서연

혹시 금귤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지금은 잘 보지 못하는데 낑깡이라고도 불리는 금귤은 식용 감귤 중 크기가 가장 작은 종이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낑깡이라 불리는 금귤은 귤처럼 생겼지만 귤이 아니다.

새콤하면서 특유의 향이 입안을 상쾌하게 만든다.


처음에 먹을 때는 무슨 맛이야 했는데 먹다 보면 특유의 상큼함 때문에 자꾸 먹게 된다.

금귤 하면 떠오르는 씁쓸한 기억이 하나 있다.


그때 당시 내가 근무했던 회사는 유통회사였다. 지하는 식품을 판매하지만

주로 패션잡화 상품들을 기간이 지나 이월상품으로 넘어온 옷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에

365일 세일을 하는 아울렛 백화점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imf가 한창이던 그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새로 생긴 신생 기업 아울렛 백화점에

아르바이트로 입사를 했다.


아르바이트 직원과 정직원은 급여도 차이나 날뿐 아니라 휴무 연차 등 다른 복지에 서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불만이 마음속에 가득차 일하면서도 편치 않았다

똑같이 일하는데 왜 이런 차이나 나는지 개인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늘 마음속에 "나도 언젠가는 정직원으로 꼭 채용되어서 조직의 리더로까지 성장할 거야"

"두고 봐. 누가 최후의 승자인지" 등 혼자서 분해하고 혼자서 결심하고 혼자서 각오를 다졌다.

가끔 친한 사람들에게 이런 나의 포부를 이야기했는데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도도하게 팔짱을 끼고 나에게 이렇게 쏘아 붙였다.


"흥! 금귤이 아무리 재주를 부려도 귤이 되진 않아"

순간 나는 더 가슴속의 무언가가 불타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언젠가는 귤이 된 모습 보여주겠노라고

마음에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정말 열심히 일을 해나갔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도 받고 정직원으로 채용도 되었다.


그러나 나의 만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금보다 좀 더 성장하는 것이 나의 최종 목표였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언지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늘 고민했다.


유통회사인 우리 회사는 백화점 정문부터 “자 세일합니다 선착순 100장입니다 ‘라고

여기저기서 세일을 외쳐대는 직원들의 함성으로 정문은 늘 시끄러웠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브랜드 옷이 절반을 넘는 세일을 매일 하다 보니

매출은 나날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그런 때였다.


매출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고객 컴플레인도 증가했는데 이에 고객상담실의 업무도 따라서 많아졌다.

회사 내에 고객 상담실은 고객의 불만을 접수하고 해결해주는 매우 중요한 부서였다.

점장님께 보고되는 고객상담실의 업무보고는 각층 영업팀이 긴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 팀장님들이 매우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부 보았다.


”아니 어제 산 운동화가 왜 이렇게 발이 아픈 거야 불량품이니까 당장 환불해줘”라는 사람들

그리고 사은품을 지급하는데 금액이 부족하다고 하니까 그까짓 거 그냥 주지 “ 라며

컴플레인의 종류도 여러 가지였다.

서비스가 생명인 유통분야이다 보니 컴플레인은 늘 팀장님들을 힘들고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고객상담실 부서의 입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즈음에 직원 교육도 고객상담실에서 맡아서

기획하라는 점장님의 지시에 상담실은 아주 중요한 부서로 점점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부럽다는 생각과 내가 가서 근무하면

아주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 내부적으로 깊이 알고 보면 고객들의 불만을 접수받고 처리하고 영업팀과 처리 방법에 대해

조율해야 하는 아주 강도 높은 직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런 것쯤 문제없다고 생각했었다.

어디서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업무에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욕망이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것을 나는 느낄 수가 있었다.

”뭔지 모르지만 나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고 그때까지 노력해야 해 “나는 나도 모르게 두 손을 꼭 쥐었다.


나는 이제 또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부서를 옮기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지? 인사과에 면담을 해 볼까? 나는 속앓이 하듯 끙끙 앓다가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나의 목표와 포부를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장점과 목표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렸다.

“저는 나중에 교육 관련 일을 할 거예요 지금 조금씩 준비하고 있어요” 좋은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라고 미리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목표와 하고 싶은 것을 자주 이야기했다.


얼마 후 고객상담실에 추가 인원을 뽑는다는 공고가 나왔고 직원들은 당연히 나를 추천해주었다.

퇴근 후 집에 오는데 발걸음이 너무 가벼워서 마치 허공을 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원하던 것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은 정말 달콤하다는 표현밖에 할 수가 없다.

며칠 안돼서 나는 자연스럽게 고객상담실로 발령이 났고 곧 실장으로 팀을 책임지는 책임자로 발탁되었다.

원하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 라는 진리를 그때 당시 깨달았다.


고객상담실 업무는 예상보다 강도가 높았고 일도 많아서 집에까지 일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원해서 나의 성장을 위해 내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나갔다.

지금도 나는 여러 가지 도전 앞에 서있다.

그러나 가끔 이게 될까? 안전할까? 할 수 있을까 등 갈등을 겪고 주춤할 때가 많다.

생각을 잠시 바꿔보면 그런 생각만 하고 있다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무언가 해보면 되든 안되든 50: 50이지 않는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자주 알리면 어떤 기회가 생겼을 때 내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나를 많이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에게 하는 무언의 약속이 되기 때문에

그 목표를 이루는데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된다. 내가 게을러지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우는 금귤의 특유한 상큼함처럼 나를 정신 차리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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