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고 보호하고 싶은 루루네 프로젝트 "지구 수호 일지"
2022. 10. 3. 월요일
추석을 앞둔 어느 날, 커다란 보름달 그림에 아이의 간절한 소원이 적혀있었다.
학교에서 했던 활동 결과물로 집에 가져온 것 이였다.
다른 많은 소원들도 있을 텐데, 우리 루신이는 지구를 생각했다.
어제 저녁 루신이는 아빠와 차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주제로 대화가 흘러갔다. 환경의 주범은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개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한 루신이에게 아빠는 개인 외에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회적 시스템과 권력 구조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루신이는 아빠의 설명을 듣고 분노했다.
8살 루신이는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시스템과 구조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쨌든 기후변화가 진행 중이고,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환경을 생각해야한다.
8살 아이는 다 이해할 수 없는 부당한 현실에 대해서, 지구가 병 들어가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다.
슬퍼서 눈물을 흘렸고, 소리 내어 울었고, 알지 못하는 나쁜 어른들에 대해서 분노했다.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다고, 영상을 보지 못하게 한다고 우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8살 아이는 계속해서 울었다. 방문을 닫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보며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먹었다. 우리 아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마음 깊이 염두 해 두고 있구나. 나는 지구를 생각하며 눈물 흘린 적이 있었나. 간절히 기도한 적이 있었는가.
미래를 살아갈 우리 어린이들에게 지금당장 어른들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환경 문제가 큰 이슈인 상황에서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우리 루신이를 보면서 엄마로서,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마음 아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갑자기 어린시절 학교 방학 숙제로 환경에 대한 스크랩을 해간 것이 생각이 났다.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90년대에만 하더라도 환경에 대한 문제는 있었다. 신문지에서 환경에 관련된 사진과 내용을 오려서 A4 사이즈의 스프링 연습장에 붙였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있는 상태는 아니었지만, 숙제를 해서 제출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열심히 환경 관련 기사를 찾았다. 신문에 수질 오염으로 물고기들의 시체가 떠있는 사진을 본 것이 기억이 난다. 많은 쓰레기들이 쌓여있는 사진을 본 것이 기억이 난다. 나는 그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 그리고 가슴 한 구석도 찡했던 것 같다. 정말 이렇게 오염이 되고 있다니 하면서...
그로부터 벌써 이십여 년이 지난 오늘날, 그때 가졌던 환경 문제는 항상 뒷전 이었나보다.
전혀 나아진 것이 없는 것을 보면 말이다.
기후가 변화되고, 동식물들이 죽어가고, 자연 재해와 질병이 거듭 생겨나는 걸 보면.
눈물을 뚝뚝뚝 흘리는 저 8살 아이처럼 우리는 분노하고, 울며 기도해야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울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 아이들은 이 지구에서 살아야하기에. 작은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어야하기에. 꿈을 가져야하기에.
그래서 루루 남매의 엄마와 아빠는 아이의 아픈 마음을 공감하고, 아이의 생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현하도록 도우며, 또 함께 표현하며, 우리 지구와 환경에 대한 같은 마음을 가진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 이 마음과 생각을 공유하고 더 넓게 소통하고자 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는 지금부터 찬찬히 고민하고 시도해보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예술과 문학 작업들의 당위성과 의미를 루신이로부터 찾게 되었고, 그러므로 더 진행시키고 싶다는 생각이다.
긴 호읍이 될 것 같다.
마지막 호읍까지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끝을 생각 하지 말고, 그냥 시도해보자는 것이 내 철칙이다.
시도하고, 시도하고, 시도하다보면 뭔가.. 나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