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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씨네 May 12. 2017

'스머프: 비밀의 숲' & '파란나비효과'

파랑보다 더 진한 파랑... 편견은 다른 색을 만든다.

※늘 스포일러 경고를 드리지만 이번 두 작품에는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다만 '파란나비효과'는 제 18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아직 미개봉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카카오의 '스토리 펀딩'에 소개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으신 분은 이곳(http://storyfunding.daum.net/project/14925)을 먼저 읽어주셔도 좋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익숙한 색상은 노랑이었습니다.

젝스키스의 노랑, 고 노무현 대통령의 노랑, 미니언즈의 노랑, 그리고 세월호의 노랑...

그런데 오늘은 다른 색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파랑입니다. 그리고 파랑이 들어가는 두 영화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전혀 연관이 없는 두 영화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파랑은 노랑만큼이나 중요한 색입니다.

애니메이션 '스머프: 비밀의 숲'(원제 Smurfs: The Lost Village, 이하 '스머프')과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영문원제 Blue Butterfly Effect)입니다.






아주 익숙한 버섯 집이 보입니다.  

이곳에는 머리와 발을 제외하고는 온통 파란색인 스머프들이 살고 있습니다.

성격과 직업이 곧 이름인 곳이죠. 화가, 똘똘이, 덩치, 투덜이, 주책이, 농부, 익살이, 요리사...

미니언즈도 그 녀석이 그 녀석인데 다른 이름이 있듯 스머프들에게도 다른 이름들이 있는 것이죠.

유일하게 색이 다른 사람이라면 스머프의 우두머리인 파파 스머프와 유일한 여성 스머프인 스머페트가 그렇죠.

스머페트는 유일하게 악랄한 마법사 가가멜이 만든 창조물이죠. 초반에는 스머프를 교란시키는데 이용되었으나 파파 스머프의 힘으로 스머프 마을에 정식 주민이 된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스머페트는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던 와중 덩치와 똘똘이, 주책이 와 함께 비밀의 숲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곳에서 전혀 다른, 하지만 같은 스머프들을 만나게 됩니다.






작은 난쟁이 마을을 지나 현실 세계로 갑니다.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에는 아주 평범한 주민들이 삽니다. 누군가는 카페를 운영하고 누군가는 작은 옷가게 겸 수선집을 운영하며 누군가는 아이들 놀이방을 운영하는 평범한 주민들입니다.

이런 평화로운 마을에 나타난 것은 사악한 마법사 가가멜이 아닌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라는 무서운 녀석이 들어왔던 것이죠. 나라를 지키겠다며 설치하는 군사시설이지만 전자파는 물론 여러 가지 걱정들이 주민들을 힘들게 만듭니다.

그들도 몇 년 전에는 보수가 답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찍었고요. 하지만 이들 주민에게 돌아온 것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정부와 그 정당, 마을 군수였습니다. 그리고 편은 갈라지고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좌파, 빨갱이로 낙인찍혔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들도 몇 년 전에는 정치에 관심 없는 주민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희망을 위해 파란 리본을 걸고 싸우고 있습니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라는 주문을 걸면서 말이죠.





애니메이션 '스머프'와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색은 바로 파란색입니다.


'스머프'의 경우 1958년 벨기에 작가 페요(본명은 피에르 컬리포드(Pierre Culliford))에 의해 탄생된 작품입니다.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한 간에는 '스머프'가 사회주의를 찬양한다는 속설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스머프 마을에서 스머프 베리를 가지고 살아가며 수익원이나 돈이라는 화폐도 없이 균등하게 똑같이 나눈다는 부분에서 공산권 국가를 연상시킨다는 의미로 이야기가 되었지요. 심지어 파파 스머프는 우두머리라는 점에서 마르크스를 연상시킨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죠. 파랑이들이 순식간에 빨갱이가 된 것이죠.


성주 마을 주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경상도 지역은 보수주의 성향이 강한 도시로 평가받았으며 이런 부분은 끊임없이 지역색을 가지고 욕설에 가까운 풍자와 비하로 이 지역 주민이나 출신을 비난하기도 했지요. 이런 부분은 올해 대선에서도 드러납니다. 물론 경남 지역은 이번에도 보수 쪽에 표를 몰표 했고 성주의 경우도 보수의 표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의 취재 결과 사드 배치 문제가 된 지역의 경우 보수 쪽에 표를 주는 것을 주저했다는 것, 사드 배치가 없는 주민들은 여전히 보수 쪽을 지지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죠. 여전히 성주의 일부 주민들은 편이 갈렸고 졸지에 그들은 빨갱이가 되었습니다.


파랑과 빨강은 거리가 먼 색이지만 흔히 말하는 색깔론과 이데올로기로 엉뚱하게 편이 갈리는 상황이 생깁니다. '스머프'의 적은 사회주의가 무조건 나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아닌 가가멜이며 성주 마을의 주민들은 사드가 그들의 주적일 뿐이지 누군가를 미워할 사람도 아닌 것이죠. 하지만 이데올로기와 편견은 편을 갈라버리는 아주 끔찍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데올로기를 색의 문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세월호 문제가 나오고 노란 리본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그것을 그만 봤으면 좋겠다고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이용한 곳은 바로 그런 발언을 한 단체와 정당이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하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되면서 노란색만큼 파란색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파랑은 평화를 상징하는 녹색만큼이나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색이니깐요. 영화에서도 파랑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되었지만 파괴나 전쟁을 의미하는 색으로 사용된 적은 거의 없었으니깐요. '그랑블루', '베티블루', 그리고 키에슬로프스키의 3색 시리즈 중 '블루'까지 이별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죠.


평화의 시대가 찾아온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지역색으로 국민들의 편을 갈라놓고 있습니다. 도대체 지역색이라는 것은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일까요? 그게 무슨 색이길래 그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이데올로기에 집착할까요?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처럼 편견 없이 우리는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인종에 따라, 지역에 따라, 종교에 따라, 흙수저냐 금수저냐의 출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 다양한 색으로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죠.

그중에 파랑은 수많은 색 중의 하나일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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