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중해 바다로... 가족과 청춘의 위대함을 찬양하다.
나는 노래할 수 있는 꿈이 있어요.
어느 것이라도 대항할 수 있도록 나를 도와주는 것이지요.
만약 당신이 동화 속에서만 나오는 기적을 보게 된다면
당신이 실패하더라도 미래를 잡을 수 있어요.
나는 천사를 믿어요
나는 환상적인 꿈이 있어요.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게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나의 목적지는 그동안을 더 가치 있게 만들지요.
여전히 또 다른 거리를 위해 어둠으로부터 날 밀어내지요.
나는 천사를 믿어요.
1999년 초연, 런던도 인정하고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도 인정한 역작.
그리스 지중해 섬의 작은 호텔에서 벌어지던 유쾌한 소동극은 영화화가 되었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려 10년이 지났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많은 것이 변했을 것 같은 이 섬에 과연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다시 시작되는 행복한 축제... 영화 '맘마미아! 2'입니다.
도나가 세상을 떠난 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소피 역시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이 곳을 지켜야 한다는 자긍심과 무언의 압박 때문이었을까요? 엄마가 지켰던 호텔을 지키기로 마음먹고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갑니다. 재개장을 앞둔 상황에서 멀리 있는 반려자인 스카이도 함께 해줄 것을 전하지만 성공과 사랑 사이의 딜레마는 그들에게도 권태기 아닌 권태기가 찾아오게 된 것이지요. 설상가상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호텔은 쑥대밭이 됩니다. 초대한 손님들도 올 수 없는 상황. 첫째 아빠(?) 샘을 제외한 두 번째 아빠 해리와, 세 번째 아빠 빌은 바빠서 올 수 없는 상태입니다. 도나의 절친인 로지와 티나가 소피를 위로하는 가운데 도나는 과연 어떻게 청춘을 보냈으며 이 호텔을 지키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도나의 세 남자는 어떻게 만난 것일까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10년이 지났습니다. 모든 게 변했을 시기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속편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최근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이 14년 만에 만들어진 것을 생각하면 속편을 기다리는 것은 마치 망부석처럼 돌아오지도 못할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런 느낌일 것입니다. 실사는 애니보다 더 힘듭니다.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을 대체하면 되고 디지털로 어느 정도 복원하면 되겠지만 실사는 아무리 특수효과가 발전해도 그 배우를 대체하지 않고 만드는 속편은 속편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편의 배우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재등장한다는 것은 매우 인상적인 일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도나의 청춘을 이야기하기 위해 젊은 시절의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가 추가로 등장한 것을 보면 엄청난 모험입니다. 한정된 러닝타임에서 다양한 배우들이 시간 배분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부분에서는 합격점이었다는 것이죠.
작품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바의 명곡들로 가득하고 오리지널 뮤지컬의 소스(시나리오)가 있습니다. 거기에 속편입니다. 이렇게 보면 손 안 대고 코플 풀 수 있는 아주 쉬운 속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오산입니다. 오히려 속편에 대한 압박감과 오리지널 뮤지컬, 아바의 좋은 노래들을 다시 사용함에 있어서 전편과 어떻게 달라야 할까라는 고민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는 그런 점에서 Ctrl+C, Ctrl+V의 정공법을 사용합니다. 배경을 도나의 호텔로 여전히 한정 지어 설정하고 상황들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전혀 불쾌하지 않은 이유는 익숙함을 살짝 뒤틀고 전편을 본 사람도, 보지 않은 사람들도 편하게 아바 음악을 느끼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2편은 새로운 창작물이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뮤지컬로 다시 재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음악면에서도 전편의 음악들이 등장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같은 노래에 다른 장면을 넣는 것이죠. 가령 앞에 가사로 소개한 'I Have Dream'이 1편에서는 소피의 불안한 미래에서 음악이 등장했지만 2편에서는 젊은 도나의 모습에서 그것이 서로를 관통하는 부분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짧게 치고 넘어가는 부분도 있죠. 아바의 또 다른 히트곡인 'S.O.S'의 경우 1편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다급함을 길게 표현했다면 2편에서는 도나를 먼저 떠나보낸 샘의 슬픔을 짧게 치고 넘겼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인 부분으로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히든 음악으로 등장한 새로운 음악들은 후반에 더 많이 등장하는데요. 이 장면들이 대부분이 소피가 엄마가 된다는 부분에 대한 두려움을 도나와 대치시키면서 음악을 등장시키는데 이때 나온 곡은 'I've Been Waiting For You'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탄생을 축하해주면서 아주 멀지만 한편으로는 가까운 곳에서 소피를 바라보는 도나의 장면에서 흘러나온 노래인 'My Love, My Life'은 감동적인 장면으로 생각됩니다.
히든 음악이 있다면 히든 배우들도 빼놓을 수 있죠. 특히 요즘 유행하는 짤방인 '형이 거기서 왜 나와'가 연상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셰어입니다. '할매가 거기서 왜 나와'라고 묻고 싶은 부분인데 일흔둘이라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과 더불어 멋진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이는 인물이죠. 이런 셰어가 히든 배우로 영화 말미에 등장해 엄청난 아우라를 자랑하며 연기를 보여줍니다. 심지어 커튼콜 엔딩의 시작을 알리는 것도 셰어입니다. 멋진 배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끝까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맘마미아! 2'는 어떻게 보면 기획영화로써는 낙제점인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 그 지분의 대부분을 아바 음악이 차지하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음악만 좋다고 떠들어도 시나리오가 나쁘다면 음악은 반감이 되겠죠. 분명 시나리오는 신선하지 않아요, 그러나 요란하게 새로운 시나리오로 관객을 당황하게 만들지 않는 대신 익숙한 방식으로 관객을 다시 맞이 한다는 것이죠. 분명 재탕인데 불쾌하지 않은 유쾌한 재탕이라는 것입니다.
여름입니다.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그럴 때 우리에게는 영화의 바다라는 게 있지요. 지중해의 바다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중해의 그 바다로 풍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