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밥
괭이밥
작다고
가볍게 보지 마라
너는
버려진 돌 틈에 끼여
빛나는 마음을 품어본 적 있었는가
몰라도 된다.
내 안에서 자라나는
노오란 불 빛 하나
햇살 한 줌에
실눈을 뜨고
짓밟히면서도 신물 나는 세상을
얼마나 삼켜보았느냐
누군가 오랫동안
닦은 거울 속에서
비로소 잊었던 얼굴이 떠오른 날
너는
한 번이라도
누군가의 어두운 거울을 닦아본 적 있느냐
------------------
잡초를 뽑다가 잡초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생명을 빼앗을 자격이 있는지 늘 손끝이 쭈뼛거렸다.
바위틈에 꽃들 사이에 노랗게 눈뜬 괭이밥 꽃 앞에서
끝내 손길을 거두고 만다.
세상을 살면서 이리도 안쓰럽고 질긴 생명을 가진 꽃이 있을까?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어놀다 목이 마르면, 괭이밥 잎을 씹어 지독한 신맛에 몸서리치며 깔깔대던 추억이 소환되고, 이 작고 고운 생명체가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삼켰을지도 모를 고통의 맛을 온몸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해가지면 그 작은 꽃잎을 오그리고
비가 와도 꽃잎을 오그려 자신을 지켜내다
햇살 한 줌에
피어난 노란 불꽃같은 꽃잎을 보다가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닦고 있는 작고 고운 마음 하나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