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꽃
이팝나무 꽃
고봉으로 쌓인 꽃잎이 지고
가난한 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너는 작고 조용한 숨으로
우리 곁에서 빠져나갔다
기다림으로 허기를 눌러
이밥처럼 하얗게 쌓인 꽃잎
어머니의 눈물은
마당 끝 이팝나무 가지에 걸려있다.
누추한 하늘에서
불쑥 돋는 눈썹달
반쯤 식은 죽을 앞에 두고
별 하나가 조용히 꺼졌다.
내가 견딘 모든 사랑이
바람이 되어 간 그 길 위에서
등과 등이 닿으면
세상이 조금은 따뜻해지겠지.
내 안에 남은 것들이 흩날리고
그조차도 너를 향한 마지막 편지였다.
하얀 그리움을 흔든 것은
바람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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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가장 구석진 곳에 키 큰 이팝나무가 있다.
올봄에도 여지없이 하얀 이팝나무 꽃이 고봉밥처럼 피었다.
나에게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별이 되었다는 언니가 있다.
너무 예뻤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이 엄마의 슬픔의 표현이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서
언니라고 하는데 늘 동생 같이 애잔한 마음이 든다.
나물과 풀뿌리로 끼니를 떼우던 춘공기
이팝나무 꽃을 보면 저절로 이밥을 맘껏 먹는 것이 소원이었던 우리 역사의 배고픔이 떠오른다.
'마른 논에 물 들어 가는 것하고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 보기 좋다.'는 옛 말
하얀 이밥을 고봉으로 떠서 딸에게 먹이고 싶었을지도 모를 엄마의 슬픔이 떠오른다.
살아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