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첫눈

by 보리

첫눈


첫눈이 내리던 골목,

그대는 말없이 돌아섰다.



발끝에 고요히 쌓이던 하얀 마음을

끝내 밟지 않고 갔다.


첫눈이 내리면

그대 이름을 불러본다.



목울대에 걸린 이름은,

여전히 그 겨울에 갇혀있다.



그대는 지금 어디쯤에서

눈처럼 하얗게 잠들고 있을까,



오래전 잊었다 생각했던 이름이

문득, 어깨 위에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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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처럼

반갑고 그리운 친구가 있다.

그리움은

첫눈처럼 늘 갑작스럽고,

조용히 마음을 덮고 간다.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사는 일,

기다림으로 그 그리움을 덮는 일,

그래 괜찮다.

눈처럼,

하얀 마음도 천천히 쌓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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