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가만히, 빛이 왔다

by 보리

가만히, 빛이 왔다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던 날,

세상도 등을 돌린 듯 조용하던

봄날 오후

창가에 가만히, 빛이 내려앉았다.



부드러운 햇살이 무릎을 덮을 때,

나는 가끔 편지를 쓰듯 너를 떠올렸다.

바람처럼 잠시 머물렀다

내 마음 어딘가에

오래 머무는 계절이 되어

이름 모를 꽃이 되어 불쑥, 피어났다.



가장 작고,

따뜻한 위로는

말없이 곁에 머무는 것,



잎을 떨어뜨린 나무처럼

너를 보내고 나서야

너의 이름은

내 안에서 지는 해처럼 느리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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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리움은

말을 건네기보다

조용히 함께 머물러주는 것이 더 어울린다.


나에게는 봄날 햇살같이

밝고 따뜻한 친구가 있다.


햇살처럼,

바람처럼,

꽃처럼 스치다

마음 깊이

한 계절로 머물다

이름 모를 꽃으로 피어난 기억.


하얀 별빛이 서로의 이마를 쓰다듬을 때까지

나누었던 이야기들


떠난 이후에도,

추억의 한 모서리에

걸터앉아 쉴 수 있는 편안함


그런 친구는

천천히 기우는 석양처럼

오래도록 온기로 남아

마음속을 데워준다.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 - 《논어(論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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