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애기똥풀

by 보리

애기똥풀



솜털 가득한 몸을 세우고

얼굴이 노래지도록

엄마가 지나간 마을 어귀를

서성이는 너를 만났다.



손 닿자

노란 핏물 스며나듯

문득, 엄마 냄새가 났다.



그땐 몰랐다

구린내도 사랑이라는 걸

상처마다 눌러주던

손바닥의 온기였다는 걸.



누구는 꽃이라 하고

누구는 풀이라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이었다.


애기똥풀 2.jpg



산 입구부터 마을 어귀까지

애기똥풀 꽃이 피었다.


손끝으로 슬며시 건드리자,

묻어나는 노란 즙에서

익숙한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어릴 적 상처 위에

머물렀던 따스한 엄마의 체온이

노란 그리움으로 번져왔다.


너무 흔해서,

너무 가까워서,

당연했다고 여겼던 사랑.

꽃송이조차

솜털을 달고 서있는

작고 노란 들풀 앞에서

쏟아지는 꽃무더기 더미에서

풀처럼 살았지만 꽃으로 피어난

엄마의 사랑을 만났다.

다시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을 만났다.


애기똥풀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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