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하늘
새벽하늘
새벽하늘이
어두움의 옷자락을
조심스레 걷어 올리면
밤과 낮이 맞닿은 모서리로
밤새 떠돌던 그림자들이
소곤소곤 모여든다.
두근대는 숨결 위에
하늘의 창에
샛별 하나
남은 어둠의 비늘을 조용히 떼어낸다.
빛이 태어나는 소리에
산이 귀를 열고
눅눅한 밤을 털며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면
호수의 옆얼굴 위로
아직 눈 뜨지 않은 나뭇잎이
바람보다 먼저 깨어난
새소리에 흔들린다.
돌아갈 어깨를 찾은 어둠이
산등성이 뒤로
조용히 눕고
눈을 뜨면,
세상은 이미 너무 아름다워
사라지는 별을 잡는 대신
내 안의 빛나는 새벽을
하나 더 심었다.
잠든 세상이
빗장을 열기 전
어둠의 주름이 펼쳐진
새벽길을 걷다 보면
빛이 태어나는 자리마다
어제의 흔들림이 잔잔히 가라앉는다.
삼라만상이 실처럼 풀려나
산맥의 등줄,
호수의 잔물결,
바람의 냄새가
새소리와 어우러져
우주의 오케스트라가 펼쳐진다.
누가 못질을 했는지
하늘 끝에 샛별이 박혀있다.
샛별이 기워 올린
먼 산의 능선 끝에서
빛이 태어나고
그제야 세상은
잠에서 풀려난 옷감처럼
어둠의 구김을 펴며 깨어난다.
별빛이 지나가고
산이 돋고
강이 흐르며
새소리에
나뭇잎도 꿈틀거린다.
초승달도 별도 없이
홀로 길을 비추던 가로등은
새벽의 끝에서 가만히 눈을 감고
빛의 울림을 따라
하루가 태어나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에
해 뜰 자리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