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랑이 흔한 이야기였음 싶었어.
뭘 재고 따질 것 없이 그냥 모든 걸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이길 바랐어.
너의 마음이 나와 같다고 느낄 수 없는 날엔 두려움이 한없이 커져서 괜히 늦게까지 못 잤어.
별것 아닌 것들이 다 별스럽게만 느껴져서 모든 것이 생생히 기억되었고
전부 행복한 순간들인데도 괜히 뒷맛이 씁쓸했어.
너를 사랑하게 되면,
또 얼마나 많은 글을 써서 이 사람을 기억하고, 떠나보내야 할까..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내내 그 생각을 했어.
그게 겁나고 괴로우면서도 재고 따지기를 멈추지 못했지.
모든 게 눈에 보이지는 않기에 너는 나를 사랑했을까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만 자꾸 아른거려.
술 한잔에도 어쩜 그리 많은 설렘들이 뒤섞였을까
날 보는 네 눈빛을 더는 감당 할 자신이 없어.
모든 게 천천히라서 너를 따라 걸어볼까 하는 마음이 잠시 들기도 했어.
그 빨라지는 심박수만큼 솔직하게 널 사랑할 수는 없어.
팔짱을 끼고 걸으면서, 점점 밝아지는 니 표정에 담긴 것은 무엇일까 괜히 안도하기도 했어.
조금씩 다가오는 너라서 설레면서도
가끔은 갑자기 확 나를 안아주었으면 하는
웃기지도 않은 나를 너는 대체 왜 그리 좋아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답을 모르겠어서,
우린 시작할 수밖에는 없는 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