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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Mar 22. 2018

2XXX년 X월 X일 /

하루 12시간 일을 한다
햇빛도 바람도 잘 들지 않는
공장 기계들의 굉음 속에서
빠르게 손을 이리로 저리로 놀린다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타들어가는 목을 축이고 싶어 질 때쯤 쉬는 시간이 찾아온다
10분을 남짓, 화장실의 거울 속의 낯익은 타인과 조우하는 순간
왠지 모르게 도망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아직은 철없는 나를 타이르고,
또 한 번 일에 대한 열정이 타오르고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간다

그러기를 여러 번...
하루가 끝날 때 즈음 사소하게 오가는 전화통화 속에서
잘 지내냐는, 밥은 잘 먹고 다니냐는 그의 물음에 나는 괜히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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