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란

순례자 /

by 송은란

서풍[緖風]이 분다

품 안의 한아름 꽃은

그대를 닮아있어 자꾸만 흔들린다

무엇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나

도무지 떠오르지 않을 때

그대는 이렇게

안개꽃으로, 그리운 향기로

가만히 찾아왔다

이 꽃을 그대에게 주어

내 맘을 밝힐까

어두운 심간에 자꾸만

젖어드는 파도를

막을 새가 없어

간다. 떠난다.

내 아닌 말로 사라져 버리기를

그대는 늘 그랬듯 슬픈 얼굴로

도망쳐버리는 것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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