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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Mar 28. 2022

운명에게 /

나는 당신에게서 와

당신에게서 잠자고

그 위에 서 있으나

멈추어 있지 않고,

당신에게로 나아가지 않으며

꿈꾸듯 푸르른 들판을 내달린다


내 마음속 위에

바람 세차고 볕이 좋은

촘촘한 갈대밭 사이를 흐른다


당신은 나에게서

나의 이름만을 볼 것이나

나는 그 어느 것으로도

정의되지 않으며

언제나 나그네인 채로

잡을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해마지않을 것이다.


이제 나는 알 수 없는 것들을 향해

찬찬히 숨을 고른다

당신조차도 머릿속에 있지 않을

어느 한 페이지를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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