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너를 만났던 날이 생각나
불 꺼진 오빠의 자취방에서
조그맣게 꼼지락거리던 아기였던 너.
어쩜 그렇게 사랑스러웠을까
내 품에 안겨 집으로 오던 날
뭐가 그리 신났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너를 보며
우린 함박웃음을 지었지.
늘 어둡기만 하던 대문을 지나
새하얀 행복이 들어오던 날이었어.
말을 못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던 네가 처음 짖었을 때
이렇게 작은 너가 짖기도 하는구나
참 신기해했었지.
그때는 내 삶에서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었어
그런데 너와 함께하면서는 늘 즐겁고 든든했어
그렇게 16년이 흘렀구나.
검진 차 처음 갔던 병원에서
5~6년만 살아도 오래 사는 거라고 말하던 날,
괜히 화나고 속상해하던 나를 기억해서였을까..
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 줬네.
그래서 문득 생각하게 돼
너도 행복했을까, 하고...
하지만 나도 알아.
너가 아팠을 때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하고
며칠이나 집에 오지 못했던
그 허전했던 시간과
지금은 다르다는 걸
너의 온기가 참 좋았어.
자려고 누우면 꼭 옆에 와서 등을 대어주던 너.
그 따뜻했던 순간이
정말, 정말 행복했고 평안했어.
너는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시기에
내 곁으로 와주었고
가장 행복하던 시기에
너무 갑작스럽게 떠났어
마치 만족스러운 듯, 조용히 웃는 얼굴로..
아프다는 걸 알아
어느 순간 들려오는 노래 한 곡에도
괜히 눈물이 흐르고, 멈추지 않는다는 걸 알아.
너 없는 사실보다
함께한 그 시간들이
기억 속에서 옅어졌던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른다는 게
더 눈물을 나게 해.
넌 우리에게 너무 많은 걸 주고 갔어.
아직 냉장고에 남아 있는,
내일 주려고 했던 닭가슴살 간식이
괜히 마음에 걸려.
어느 드라마 속 대사처럼,
너는 떠났지만
우리 마음은 언제나 함께할 거야.
고마워
정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