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란

유령 幽靈 /

by 송은란

모두가 잠을 자는 시간

나는 작은 방에 누워

한참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마음에는 천 개의 파랑이 일렁이고

모르는 새, 밝은 색, 깊은 향취들이 뒤섞인다.

혼란스러운 그림에

갈 곳을 잃은 부표는

두둥실, 두둥실,

돌아가고 싶은 세상이 있었던 것처럼 펄럭인다.


그런 감정을 누구에게도 나눠주고 싶지 않아서

온전히 스스로에게 맡긴 채 나아가려 하지만


나는 존재하지 않는 당신에게만은

외로웠다고 말한다.

고독했다고 말한다.

그래도 괜찮냐고, 이런 말을 품어도 되냐고 조심스레 묻는다.


그러면 나는 아주 오래 아팠다고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린 울음을

이번만큼은 버티어내지 않고 싶다고 말한다


텅 비어버린 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과

추운 겨울 바다를 바라는 마음과

조금 더 완성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모두 내 안에서 유영하고있음을 털어놓고싶다.


그렇지만 돌아누워야만 한다

뒤척임으로 보이게 할 것이다

눈을 질끈 감아야만 한다

내일이, 내 일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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