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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Oct 10. 2016

여화[如花] /

그대 앞에만 서면

한 떨기 붉은 꽃이 되었다

가만히 보고 있다 보면

이내 흩날리게 되었다

바람따라 물따라

어디든 실려가도 좋으나

내 님 기억할 수만 있게

완전히 말라버리지만 않기를 바라며

그렇게 이별을 하였다

꽃잎은 떨어지고

향취는 고독해졌다


그대 그대, 하고 부르던

내 님의 말소리는

뿌리 깊게 남아

봄이면 싹을 틔울 테지


허나 그게 나인가

정녕 그대 없는 이 곳이 나의 길인가

물어도 돌아오지 않는 음성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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