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잠 못 드는 밤
하필 안개는 잔뜩 끼어
마음을 더욱 어지럽힙니다
말을 잊은 목소리로 곡을 하듯
애타게 그대 이름을 부르더라도
안개는 안갯속으로 사라져야만 하는 것을요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까닭은 빛도 달도 모두 소용없는 모양새를 가진 탓입니다
그대 그 끝없는 길을 오더라도
진창같이 잔뜩 묻을 뿐인 것을요..
그러니 그대 이제 잔스런 맘 없이
쉬이 사라져 버리세요
더는 길을 잃지 마세요
고요히 잠 못 드는 밤,
이제 더는 그대를 보지 못해도
안개는 안갯속으로 사라져야만 하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