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란

그날의 우수 /

by 송은란

그날의 우수

그날의 웃음

그날의 욕망

너는 열렬한 사랑을 말하고

나는 담담한 권태를 말하고

덧없이 덧없이

새하얀 종이 위에 흩뿌려진

너의 이름, 나의 이름..


외로워서 만난 네가 날 외롭게 하는 유일한 존재가 될 때

어쩌면 가면 같은 그것을 버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연인 같은 얼굴을 하면서도 아주 낯선 타인의 그림자를 쓴 채 깊은 밤 깊은 잠을 자려하니,

가리어진 그 틈 사이로 망측하게도 빛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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