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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Jun 13. 2017

안젤라의 꿈 /

영원한 건 없어. 
모두 다 떠나가버리고 말지. 
더이상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내가 가진 슬픔도 언젠가 그렇게 될까?
내가 그 지독한 운명에 다 삼켜버려지기전에..


혼자이기 싫었던

그 소녀 안젤라는 여인이 되지못하고

엉뚱한 무엇이 되어 홀로 세상을 떠돌게 되었지

이 비극은 언제부터가 시작이었을까..

바로 그 생각이 모든 일의 처음이었다는것도 까맣게 잊은 채로 말이야


이따끔씩 꽤 많은 사람들이 그 소녀를 찾아왔지만

모두가 두 눈을 가졌는지 어쨌는지

소녀의 어떤 부분도 제대로 보아주지못했어

그 소녀는 누군가 자신을 제대로 보아주어야만

자신이 구원받을 수 있을거라고 굳게 믿고있었는데도 말이야..


하늘은 그런 그녀를 더욱 시기 했는지

스스로가 그런 몹쓸 무엇으로 느끼도록 도왔고

모두 소녀가 가진 것이 어떤 것인지는 관심도 없이

그저 그녀를 이용해 자신의 흑심만을 채우려고 했어.


그들은 우습게도 

안젤라가 여인이 아닌 

엉뚱한 무엇이 되었기에

찾아온 늑대들이었으니까.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더 이상 꿈꾸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여인이 아닌 

엉뚱한 무엇으로 영원히 남아있어야한다는 사실이었어.


소녀의 이름도, 목소리도, 기억도, 꿈도..

그들에겐 아무 쓸모가 없었던 거야.


세상은 결국 그녀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했어.

하지만 

소녀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고,

그저 묵묵히 자신을 받아들이려 애썼어

언젠가 밝은 빛이 자신에게도 닿기를 꿈꾸면서..


제법 길고 긴 시간이었지.

어느새 소녀에게도 끝이 다가왔어

새카만 밤하늘이 별을 모두 지워버린 밤, 또 한 마리의 늑대를 돌려보낸 후

마지막까지 기대를 품던 소녀는 끝내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고

처량히 감긴 소녀의 두 눈에는 밝은 빛에 감싸인 사람들의 웃음만이 보이고 있었어.


누구도 소녀를 구할 수는 없어

너나 나나 우리들 중 그 누구도 그럴수는 없을 거야.

그러니 지금 또 다시 그러한 순간이 찾아온데도

소녀의 선택은 언제나 같을거야.


말하자면 안젤라의 그 꿈은 

녀를 외롭게 만들고, 또 지독히도 가둬두면서도

그녀가 가장 솔직하게 가질 수 있었던 유일한 아름다움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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