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은란 Aug 13. 2017

과거, 미주(迷走) /

살아가는 것은

지독히도 큰 고통이었으나

오늘을 살고

그 간의 바람들이 다 날아갈까

못내 아쉬워

뭇 하루를 적는 마음은 또 무엇일까.


고민해봐도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저 사랑해봐도 외로운 것은 마찬가지인 탓이라 해두자

연인에게조차 말 못 할 사연이 있다는 것은

참 쓸쓸한 기분이고

그 황량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마음에 담는다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야 조금 알 것도 같다

그 간의 외로움의 정체는 누군가가 없어서가 아니란 것을.

내 하나 뉘 일 곳은 어느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니 모두 그만두어야 할까

꽤 먼 거리를 걸어온 듯한데

허전한 마음은 여전하고

이제 돌아다보니 아무도, 아무것도 없다

이 내 마음 하나 뉘일 곳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까 생각하니

그 조그마한 여정에 피로 같은 것이 몰려온다.


아무래도 연인에게는 못 할 말들을

여기에 나마 적어야겠다

뭇 하루를 남기는 이유란 그러니까

비워내기 위함인 것 같다.

오롯이 가득 한 하루를 잊고, 비워주어야

또 하루를 살아내 꿈을 꿀 수 있는지도..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것이 꼬여버린 것 같은 밤,

다시 새 아침이 올 때까지

깊고 깊어져 버린 마음을 적어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디엣 2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