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정을 걷는 이유

결과를 넘어 과정에서 찾는 의미

by 쏭저르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은 그야말로 대단한 인기를 자랑한다. 닌텐도 게임기를 구매하는 이유로 이 게임을 꼽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방대한 오픈월드 맵 속에서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실력이 뛰어나다면 시작하자마자 왕을 물리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게임 속 드넓은 땅을 탐험하며 계절의 변화, 밤과 낮의 리듬, 채집과 숨겨진 요소들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야생 속에서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넓고 흥미진진한 게임이라도 끝이 있기 마련이다. 최종 목표인 마지막 왕을 물리치는 대신, 나는 종종 주변을 맴돌며 작은 디테일들을 확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이 게임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도록 설계된 듯하다. 돌아보면, 우리의 일과 삶도 마찬가지다. 결과에만 매달리는 대신,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예전에는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는 곳’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이 즐겁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을 때, 자연스레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법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변화할 때가 된 것 같다.


모금과 경제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비슷하다. 큰돈을 모으거나 부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나를 끌어당긴다. 돈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무한대에 가까운 것이고,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대상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국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시험받는 것은 아닐까? 과정 자체를 온전히 즐길 때, 비로소 우리의 삶도 완성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쉼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