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안전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정말 요즘 세상에 전쟁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랬다.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어?”라는 마음으로 뉴스를 보았지만, 결국 전쟁은 현실이 되었고 우리는 그 여파로 물가가 오르고, 기름과 천연가스 같은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경험을 했다.
최근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가 활성화되어 있었다면, 아마 “계엄령”이나 “무장군인” 같은 단어들이 순위 상위권에 오르내렸을 것이다. 믿기 어려운 일이 현실이 되었고, 우리는 이를 상식적인 상황으로 되돌리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우리가 지금 누리는 안전과 평온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의지가 필요한지를 시민 개개인이 새롭게 인식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이라는 단어가 있다. 어린 시절 큰 고난이나 의료적 위기를 겪은 사람이 이를 극복하며 또래보다 훨씬 빨리 성장한다는 뜻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근에는 국가적 차원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이 끝이 아니라, 더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일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을 이겨내고 한 발 더 나아가는 순간, 우리는 이전보다 더 단단해질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은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저 한 사람이 한 발짝 내디디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한 걸음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힘을 만든다. 힘든 경험은 상처만을 남기지 않는다. 그것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 길은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함께 걷는다면 분명 가능하리라 믿는다.
오늘도 나는,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그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