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부터 상장까지, 고액 기부의 가능성과 전략
자산가들은 현금을 최소한으로 보유한다. 물가 상승에 따라 현금의 실질 가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다양한 자산으로 재산을 운용하며, 이 중 주식은 기부에 적합한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상화폐와 같은 자산 기부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지만, 주식과 부동산은 이미 활용 가능한 자산이다. 이번 글에서는 주식 기부의 잠재력과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비상장 주식은 창업자나 성공한 사업가들이 기부하기에 적합한 자산이다. 특히 최근 대학들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교수와 학생 창업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비상장 주식 기부는 대학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비상장 기업은 100개 중 1개가 대규모 성공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학이 이를 장기적으로 보유한다면 큰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벤처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장기 보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하다. 대학이 이러한 전문성을 확보한다면, 비상장 주식 기부를 활용해 재정적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
상장 주식은 비상장 주식과 달리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이 강점이다. 그러나 상장 주식 기부의 진정한 가치는 배당 수익에 있다. 기부자는 종종 원금을 유지한 채 배당금으로 기금을 운영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대학은 기부자와 충분한 사전 논의를 통해 배당금 사용 계획을 수립하고, 주식의 처분 시기나 방식을 명확히 결정해야 한다.
배당금을 활용한 기금 운영은 대학 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를 통해 기부자는 자신의 자산이 원금 손실 없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고 믿을 수 있다.
한국의 높은 상속세율은 창업자와 사업가들에게 주식 기부를 매력적인 대안으로 만든다. 기부를 통해 상속 부담을 줄이면서도, 대학과 우호 지분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는 기부자와 대학이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단순한 자산 기부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기부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유산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주식 기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부자와의 신뢰 관계다. 고액 기부자는 자신의 부가 단순히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이해한다. 이들은 대학이야말로 사회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역량을 갖춘 기관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대학은 기부자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기부자의 니즈를 세심히 파악해야 한다.
기부는 단순히 재정을 확충하는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대학과 기부자 간의 공동의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주식 기부는 이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도구다. 대학은 이제 현금 기부만이 아니라, 자산 기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고액 기부자와 협력할 준비를 해야 한다.
주식 기부는 고도의 전문성과 신뢰 구축이 요구되는 분야다. 대학은 주식 기부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부자를 이해하고, 장기적인 자산 관리 전략을 갖춰야 한다. 현금이 부족한 기부자들에게 자산 기부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제 대학은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