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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속에서 단련되는 우리

신이 허락한 시련과 성장의 이유

by 쏭저르

거의 1년 넘게 끌어온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며칠 전에 드디어 엔딩을 봤다. 계속 미뤄왔던 것도 사실이지만, 중간중간 광활한 맵을 탐험하며 소규모 전투와 퍼즐들을 즐기느라 엔딩이 늦어졌다. 이 게임은 독특하게도 최종 보스전이나 중요한 순간들은 요령만 알면 의외로 쉽게 넘길 수 있다. 하지만 길을 가다가 만나는 작은 몬스터들에게 죽거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러운 한 방에 HP가 급격히 줄어드는 일도 다반사다.


결국, 이 게임은 최종 보스가 아닌, 그 보스까지 가는 과정이 진짜 어려운 부분이다. 삶도 그렇지 않을까. 정말 어려울 것 같던 일들은 막상 겪어보면 별일 아닐 때가 많고, 예상치 못한 사소한 순간들이 우리를 힘들게 만든다. 어쩌면 신은 우리를 그런 과정 속에서 훈련시키고, 진짜 어려운 순간에는 견뎌낼 힘을 주시는 건 아닐까.


게임의 엔딩에서는 높이 올라 용을 무찌르고, 오랜 시간 찾아 헤매던 젤다 공주의 손을 뻗어 잡으면서 끝이 난다. 거대한 여정을 마친 그 순간은 한편으로는 허무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여정을 통해 느낀 건, 과정 속에서 단단해지고 성장한다는 점이다.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과정은 고되고, 결과는 다소 허무할 수 있지만, 그 과정 덕분에 힘이 커지고, 삶이 단단해진다.


이제 게임의 끝을 본 나는 다시 한번 그 맵과 퍼즐들을 채우기 위해 게임기를 켤 것이다. 완성되지 못한 챕터들을 찾아가고, 길었던 여정을 다시금 돌아볼 것이다. 어쩌면 삶도 그와 같을 것이다. 하나의 챕터를 지나 다음으로 넘어가며 우리는 조금씩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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