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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넘어선 인간의 가치

존엄과 사랑, 그리고 믿음이 필요한 시대

by 쏭저르

과거, 한 단체에서 일하던 시절 수년간 재판 과정을 경험한 적이 있다. 정치적 이유가 얽힌 수사로 인해 두 번의 영장심사, 수십 명의 참고인 조사, 그리고 세 개의 혐의를 두고 매달 재판에 참여해야 했다. 법이라는 잣대가 사람을 얼마나 버겁게 만드는지 몸소 느꼈다. “이렇게 해서야 사람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경험은 법과 사회, 그리고 인간의 가치를 새롭게 돌아보게 만들었다. 법은 인간 삶의 기본 틀이지만, 그 위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이라는 더 큰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가축을 키우고 땅을 소유하며 가족과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은 법보다는 종교나 철학에서 시작된 것이 많다. 법은 인간 행동을 규제할 수는 있어도, 그 모든 것을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오늘날 법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법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가치, 사랑, 그리고 초월적인 철학이나 종교와 같은 기준이 우리를 보호하고 감싸주고 있다. 평화란 것도 결국 그러한 가치의 연장선상에 있다.


인류 역사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가장 평화롭고 살기 좋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법의 엄격함만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이해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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