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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만든 선함, 바쁨이 만든 악함

삶의 리듬을 조율하며 나와 타인을 돌아보는 시간

by 쏭저르

최근 유튜브를 보다가 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방송 출연 영상을 우연히 접했다. 영상 속에서 그가 한 말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인간의 선함은 여유에서 나온다.”


그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 실험을 소개했다. 실험의 참가자들은 한 건물에서 다른 건물로 도착해야 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출발 2분 전까지 준비를 끝내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 주어졌고, 다른 일부는 출발 20분 전에 느긋하게 준비할 시간을 부여받았다. 두 그룹 모두 동일한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중, 길에 다친 사람이 있었다. 실험 결과는 명확했다. 여유 있게 출발한 사람들이 대부분 그를 도와주었고, 급하게 출발한 사람들은 여유가 없어서 도와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 실험을 통해 이동진 평론가는 “여유 없이 바쁜 사람은 기본적으로 악하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여유 없는 삶의 악순환


우리는 종종 일이 바빠지고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여유를 잃어버린다. 시간에 쫓기며 서두르다 보면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여유조차 사라진다. 하지만 준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빨리 시작한다면, 여유는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 여유 속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여지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반대로, 일을 필요 이상으로 벌리고 추진하는 사람들을 보면 종종 화가 나 있는 경우가 많다. 본인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그 화가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점차 떠나가고, 결국 그들은 혼자가 된다. 현대 사회에서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여유를 잃은 삶이 결국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여유는 선함을 위한 출발점


여유 없는 사람과 마주할 때, 우리는 그들의 반응이 본능적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바쁨 속에서 여유를 잃으면, 선함도 잃기 쉽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이해한 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여유는 갑자기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는 얼마나 빨리 시작하고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작은 차이가 여유를 만들고, 그 여유가 선함을 가능하게 한다.


조금 더 서두르는 연습


나의 선함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는 조금 더 서두르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여유는 단순히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기술이 아니라,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선함과 배려를 전할 수 있는 기회다. 이 여유를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오늘부터라도 삶의 리듬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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