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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이양 Jun 12. 2023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법

[100일 100 글]4일, 네 번째 썰 

앞 선 글에서 난 걷고 뛰는 것이 잡생각을 몰아내는 데 좋다고 적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잡생각에 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유독 옛날 생각에 자주 빠지는 편이다. 좋았던 기억보다는 유독 내가 잘못했거나 실수했던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분명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을 텐데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괴로울 때가 많다. 누군가에게 미안한 마음과 스스로를 자책하는 마음이 언제나 내 뱃속에 들어앉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범죄를 고백하는 것 같아 모양새가 좋지 못한데 여기서 언급하는 잘못과 실수는 범법행위와는 무관하다. 혹시 모를 썰을 기대하는 독자에게 미안하지만 난 그 정도의 담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말하는 실수와 잘못은 주로 ‘아까 왜 그렇게 말했을까.’, ‘아까 차선 변경할 때 너무 급하게 들어갔나. 뒤차가 신고하면 어쩌지.’ 이런 것들이다. 


남들이 생각할 땐 굉장히 하찮은 것들일 수 있는데 나는 유독 그런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보통 마음에 걸리는 것들은 하룻밤이면 사라지는데 어쩌다 제대로 꽂히는 날에는 며칠 동안 생각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해봐도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러냐고 하니 말도 못 꺼낸다. 오롯이 나 혼자 감당해야 할 내 몫인 것이다. 솔직한 말로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머리 안이 그 모양인데 몸이 안 아플 리가. 어느 순간 근육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뭉치고 남다른 피로도에 집에 오면 눕기 바빴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다 정말 큰일 나겠다 싶어 헬스클럽을 찾은 것이다. 사실 이 챌린지도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머릿속에서 생각을 끄집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혹자는 말한다.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를 살라고. 나도 그러고 싶다, 진심으로. 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걷고, 뛰고, 쓰는 것이다. 언젠가 괜찮아질 그날을 위해서. 부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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