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이양 Jun 15. 2023

전무님, 왜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세요...

[100일 100 글]7일, 일곱 번째 썰

<원래 준비한 글은 따로 있지만 너무 열이 받아 익명의 힘을 믿고 대나무숲을 찾은 직장인의 한 맺힌 글. 이 글에 나오는 모든 성과 직책과 세부 내용은 혹시 모를 아웃팅에 대비해 각색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전무님, 왜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세요. 

이 차장하고 주 대리 사이 안 좋은 거 전 직원이 다 알아요. 근데 주 대리 인사고과는 이 차장 소관이니까 이 차장 말 잘 들으라고 하셨다면서요. 왜 그러셨어요. 그것도 두 사람을 동시에 불러다 그런 말을 하시면 어떡해요.  


무엇보다 전무님, 주 대리 업무 태도 지적하고 싶으시면 조리 있게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잘 설명을 하셔야죠. 다짜고짜 너 태도가 별로라는 말을 하면 아, 내가 태도가 안 좋구나 대신에 이건 뭔 개소리야 라는 말이 나오지 않겠어요?


전무님, 왜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세요.

저번에 국 사원이랑 연봉협상 할 때 그러셨다면서요. 네가 여기 그만두면 여기보다 더 좋은 회사 갈 수 있을 것 같냐고요. 그럼요. 갈 수 있고 말고요. 아직 창창한 20대 청년에게 그게 무슨 말 같지 않은 말씀이세요. 제가 애 달래느라 술 산다고 돈을 얼마나 썼는지 아세요? 적어도 전무님보다는 좋은 회사 들어갈 수 있으니까 그런 쓸데없는 걱정은 부디 넣어두세요. 


전무님, 왜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세요. 

회의시간에 자꾸 본인이 실무자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아니세요. 왜 자꾸 회의시간에 물을 흐리세요. 업무 담당자가 그건 어렵다고, 데이터를 가지고 말하는데 그건 네 생각이라고 잘라버리시면 어떻게 합니까. 담당자가 힘 빠져서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해요. 


그리고 전무님 저희가 보고 드려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시잖아요. 왜 보고 안 하냐고 화를 내세요. 보고 드렸어요. 그렇게 진행하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잊어버리셨어요. 


제발, 좀, 부탁 드릴게요. 전무님.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점심 값이 없지, 가오가 없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