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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이양 Jul 11. 2023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100일 100 글]32일, 서른두 번째 썰 

*스포주의 


배우 하정우 주연의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라디오 생방송 도중 갑작스러운 범인의 테러를 받게 되는 영화인데 마지막 장면에서 범인은 말한다.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면 됐잖아요.”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는 말에 어쩐지 내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꽤 작은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큰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인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그 작은 말을 우리는 얼마나 간과하고 있는가. 


회사 차장님께서 출근을 하실 때, 지하철에서 서계시던 아주머니가 앉아있던 대학생의 발을 밟으셨다고 했다. 제법 세게 밟혔는지 학생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아주머니를 쳐다봤는데 그녀는 애써 무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큰 싸움으로 번졌다고. 


내가 그 상황에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수는 있으나, 위의 상황에서만 보자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했다면 어땠을까. 이른 아침이었으니 심적 여유가 없었을 수는 있으나 작은 사과 하나만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일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유독 미안하다는 말에 인색하다. 그 말을 하고 나면 자존심이 상하고 스스로가 약해 보인다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그렇게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필요할 때는 조금 다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너무 빡빡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조금만 가져보는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고, 적어도 경찰서 갈 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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