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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이양 Jul 12. 2023

통근길 백팩은 앞으로 메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100일 100 글]34일, 서른네 번째 썰

앞서 말했듯이 나는 백팩을 애용하고 있다. 나처럼 짐을 한가득 들고 다니는 보부상에게 백팩 만한 가방이 없다. 짐도 많이 들어가고 양손도 자유롭다. 꽤 편리한 애장품이지만 딱 하나, 아주 먼지만 한 단점이 있다. 바로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잘 치인다는 점이다. 


사람에 치이는 빈도수는 유동 인구수와 가방의 크기를 곱하면 된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방이 크면 클수록 사람들 사이에 끼거나 밀리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출퇴근 시간에는 걷는 것 자체가 힘들 때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통근길 지하철에서는 백팩을 앞으로 멘다. 예전부터 습관을 들였더니 이제는 그냥 자동이다. 


물론 요즘 같은 여름에는 숨 쉬는 것도 힘든데 백팩을 뒤에서 앞으로 메는 과정을 굳이 거쳐야 하나 싶기도 하다. 꽤 번거로우니까. 하지만 장담컨대 사람으로 가득 찬 지하철에서 백팩은 앞으로 메는 것이 훨씬 편하다. 왜냐고?


첫 번째, 숨 쉴 공간이 생긴다. 통근길 지하철에서는 앞에 막는 것이 없는 경우 100% 확률로 무조건 사람과 밀착하게 된다. 가끔은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민망하게 딱 붙는다. 너무 붙다 보니 호흡하는 것도 신경 쓰일 때가 있다. 하지만 백팩을 앞으로 멘다면? 백팩만큼의 공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접촉을 피할 수 있다. 


두 번째, 휴대폰 하기가 수월하다. 통근길 지하철에서 사람이 너무 많으면 옆에 계신 분과의 사이에 공간이 없어진다. 어쩔 때는 휴대폰을 봐야 하는데 내 얼굴에 딱 붙어서 제대로 볼 수 없는 불상사가 생긴다. 나 같은 경우, 키가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팔을 위로 뻗어도 소용이 없다. 출근길에 이런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된다. 하지만 백팩을 앞으로 멘다면? 위와 같은 이유로 내 앞에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게임할 때 터치는 불가능해도 어제 놓친 예능 프로그램은 볼 수 있다. 


덤으로, 휴대용 선풍기를 위한 공간도 생기기 때문에 곱절은 쾌적해진다. 


세 번째, 내릴 때 안 끌려 나간다. 이건 백팩의 사이즈가 보통보다 큰 경우 해당되는데, 말 그대로다. 백팩을 뒤로 멘 상태에서 환승역에 도착하면 하차하는 승객들에게 가방이 끼어 그대로 딸려가는 경우가 있다. 전에 어떤 아주머니가 이런 식으로 크게 넘어지실 뻔한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다행히 옆에 계시던 남자분이 잡아주셔서 다치진 않으셨는데 많이 놀란 기억이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 내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굳이 권하고 싶진 않다. 귀찮고, 번잡스러우니까.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부디 위의 글을 잘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백팩은 앞으로 메야 훨씬, 훠어얼씬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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