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침 요가를 했다.
나는 아침 요가 수업을 좋아한다.
그 이유를 꼽자면, 수업을 가는 길에 느껴지는 여유로운 서울숲 거리의 공기, ○○ 선생님의 차분한 목소리로 진행되는 수업, 요가가 끝난 뒤 가벼워진 몸으로 햇살 가득한 서울숲 카페거리를 걷는 시간, 그리고 마음에 드는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그 정도일 것이다.
평소에 가는 카페는 두 곳 정도 정해져 있었는데,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다가 새로 생긴 듯한 카페에 들어왔다. 선택한 이유는 공간이 따뜻해 보여서랄까? 아마 쌀쌀해진 날씨도 이 선택에 한몫했을 것이다.
자전거를 카페 앞에 세워두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한번 더 따뜻함이 느껴졌다. 직원의 친절함, 그리고 내부 인테리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 가지각색의 우드 가구와 소품들)가 따뜻함을 더했다. 물론 실제로 히터가 켜져 있어서 따뜻하기도 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카페 안을 둘러봤다.
공간은 2층과 옥상 테라스로 구성되어 있었고, 인테리어는 통일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엔틱 한 빈티지 의자와 화이트톤의 모던한 테이블이 한 자리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서로가 꽤 잘 어울렸다. 카페 전체가 그런 식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혀 어수선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그래서인지 이 카페에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아, 사실 이 공간을 설명하려던 건 아니다.
글을 쓰다 보니, 설명하지 않으면 근질거리는 버릇이 또 나왔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평소와 다른 새로운 카페를 선택했다는 그 사실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나도 모르게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아마 내가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번의 검사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나는 일상의 스트레스 수치가 극도로 낮다. 좋은 점도 있지만, 조금의 스트레스가 나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익숙한 것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자연스레 새로움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남들이 보기엔 내가 새로운 걸 좋아하고 도전을 즐기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겉보기엔 맞지만, 사실 그 모든 도전에는 꽤 큰 용기가 필요했다.
작은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 새로운 카페를 선택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새로움은 언제나 약간의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익숙한 카페로 향하려는 마음을 눌러두고, 작은 긴장을 감수하며 새로운 곳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막상 이곳에 앉아 여러 따뜻한 느낌을 마주하니 마음이 아주 편안했다.
익숙한 곳에서의 안정감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평온함이었다.
안정감이 오르내림 없는 직선이라면, 이 편안함은 주식 그래프처럼 잔잔한 진폭이 계속 이어지는 모양이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기분일까 잠시 생각해 봤다.
쉽지 않았지만, 후자가 조금 더 좋은 기분처럼 느껴졌다.
왜냐하면 그 감정이 조금 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평온한 상태란 아무 변화 없이 정지한 상태가 아니라
작은 떨림들이 이어지는 상태라고.
마치 바다 위에 파도가 치는 것처럼 (우리는 파도소리에 마음의 평화를 느끼기도 한다)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시며 창밖을 바라봤다.
햇살이 조금 더 깊게 스며들고 있었다.
오늘의 이 미세한 떨림이 나를 평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