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ten Kish 셰프 인터뷰 영상: '나 다움'
유튜브에서 우연히 Allure 잡지 인터뷰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영상 제목과 썸네일만 보면 유명 셰프의 하루 루틴 소개 같지만 인터뷰 내용을 보면 Kristen Kish라는 사람의 가치관을 알 수 있다. 셰프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게 느껴지고, 본인의 취향에 대해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의 태도가 무척 매력적이다.
"직업과 동료를 사랑하는 사람"
0:43
The most challenging part of being a chef, we miss holidays and special occasions and we work weekends. It’s hard for me to say ther’s a negative because I live and breathe this industry, I love it. It’s what I feel good at it. It’s what I am most confident in. The most rewarding part to working in a restaurant whether you’re the chef or you’re a part of the team, is when that team vibes and you create that family. That is a bond like you will never, ever have.
셰프는 공휴일에도, 특별한 날에도,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Kristen은 그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녀는 요리업계에 몸 담고 숨 쉬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그것을 통해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It's what I am most confident in"이라는 대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자신감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해내고, 그것을 통해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질투가 난다. 그들을 닮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건강한 질투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좋은 기폭제가 아닐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휴일을 보장받는 직장에서 일하길 원한다. 금요일 밤이 제일 행복하고 일요일 오후가 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처진다.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바로, 동료들과의 팀워크이다. 팀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마치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 Kristen은 이러한 관계를 통해 어디에서도 가질 수 없는 유대감이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7일 중 5일을 함께 하고,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 마주하는 사람이 직장동료이다. 회사생활에서 부담이 되는 업무가 있기 마련이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사무실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기왕이면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부족한 것을 팀원이 채워주고 팀원이 부족한 점을 내가 대체해 줄 수 있다면 쉽게 지치지 않고 함께 발전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직장 동료들에게 의지하고 배우면서 힘든 시간을 버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의 연대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나 다 울 때 느끼는 편안함"
6:32
Some people call me high maintenance. Ultimately the running river that ties everything together in my life is comfort and efficiency. I am so specific with how I want to feel whether it’s what soap I use or what shirt I choose to wear. Those are all driven because growing up, I was struggling with my sexuality and I was trying to fit into a world as a straight Asian woman. I wanted to fit into like this quintessential feminine world that I was supposed to follow and so I would put on the short shirt and like, I’d grow my hair out and you know, I’d put on eyeshadow and wear these shirts that just were so uncomfortable to be in. And because I think I distinctly remember so vividly, like the discomfort that I felt in those moments for much of my life, I am so specific now in finding and doing the exact opposite. So now I throw myself into like Kristen, what makes you feel comfortable? And I become so obsessed with waht that looks like and what that feels like to me from the inside out.
Kristen은 동성애자로, 어린 시절 자신의 성별에 대한 고민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사회가 원하는 전형적인 여성상에 맞춰 짧은 티셔츠를 입고, 머리카락을 기르고, 화장을 했지만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없었다고 한다. 이런 고민의 시간을 거치면서 사회의 기대가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당시 느꼈던 감정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알기에 현재 그녀는 스스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은지, 혹은 어떤 비누를 쓸지, 어떤 옷을 입을지까지 명확하게 인지한다고 말한다.
나는 대학생이 되면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K-beauty'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한국은 유행에 민감하고 화장품 산업이 고도로 발달돼 있다. 누구나 쉽게 화장을 할 수 있고 대다수의 사람이 하기 때문인지 친구들을 만나거나 수업을 들을 때 화장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매일 풀 메이크업을 하고 출근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시작되고 마스크를 쓰는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화장을 간소화하다가 지금은 선크림과 립스틱만 바르는 정도로 바뀌었다. 화장을 시작하면서 생긴 만성 피부 트러블이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매일 밤늦게 화장을 지우는 수고도 덜게 되었다. 예전에는 트러블이 보일까 화장을 더 두껍게 했다면 지금은 자연스러운 내 본연의 피부톤을 가꾸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 다움을 조금 더 인정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Kristen의 말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나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는 용기"
11:25
My mentor Barbara Lynch is definitely a trailblazer. She saw things in people, you know, we weren't capable of seeing in ourselves. And so without her, I would have never put myself out there in a way that I could be judged. She's the one who put me forth for Top Chef and I was like I do not want to do Top Chef, it was something I never ever really ever wanted to do. But she looked at me straight in my eyes and this was a point where like women in the industry was even far less of a thing we talked about than we do now. But she was like, women need to be in front of the camera. You need to represent for women chefs. You can go on this show. You can win it. I know you can do it. So you're going and you have no choice.
Here I am like a completely shy, insecure, awkward, socially anxious kind of person in a lot of different ways. And then she throws me on TV, and then eventually I did well. My whole life just kind of flipped upside down from that point forward, for her to see something in me, basically gave myself permission through her to be exactly who I am and allow that to shine because I'm not meant to be anybody other than myself whether i;m in front of camera or not.
Kristen은 Top Chef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우승자다. 수줍어하고, 불안정하고, 어색해하던 그녀가 멘토 Barbara 덕분에 용기를 내 이 TV쇼에 출연하게 되었고 결국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우승 후 그녀의 삶은 180도로 변했다고 한다. 멘토 Barbara는 Kristen 스스로가 볼 수 없었던 자기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도와주었고 그것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처음 Kristen은 TV쇼에 나가길 전혀 원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응원하는 목소리 덕분에 용기를 내었고 새로운 도전은 그녀 본연의 모습을 끄집어 내주었다.
나도 브런치에 처음 글을 공개했을 때 부끄러웠고 사람들이 좋아해 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부터 했다. 하지만 내가 좋아서 쓰는 글이고, 내 생각이 기록으로 남아 과거의 기억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글쓰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해본다! 그러니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결과가 어떻든 시도해보길 응원한다.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고 몰랐던 길을 찾을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