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씽킹 [일:상(UP)] 프로젝트 7일 차 가이드
(이전 글 : 가능한 아이디어 펼쳐내기 : https://brunch.co.kr/@songilsam/10)
제 글을 계속 읽으시면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매일 하고 계신 독자님께서 이런 질문을 보내주셨습니다.
"아이디어 발산하기를 하다 보니, 자꾸만 공감하기, PoV, 아이디어 발산하기 사이클을 순환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고객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많은 아이디어들의 발산이 이루어졌었고, 왠지 제가 인터뷰 내용을 왔다 갔다 돌고 도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느끼는 이 기분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요?"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독자님이 분명 계실 겁니다.
이런 느낌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은 디자인씽킹을 깊이 고민하고 계시다는 증거입니다.
잘 배우고 계신 증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하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아하" 이게 문제겠구나 새롭게 깨닫게 되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 핵심 POV가 정의되기도 합니다.
POV 정의가 되지 마자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아이디어들이 바로바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것은 POV가 잘 정의되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고 바로 뭔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방금 떠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그려서 보여주면서 그 자리에서 프로토타이핑을 하고,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공감을 위해 인터뷰를 갔다가 테스트 단계까지 모두 마치고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서 오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디자인씽킹의 5단계 프로세스(깊이 공감하기 - 정의하기 - 아이디어 내기 - 프로토타이핑 - 테스트)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명확하게 구분해 놓은 것입니다. 디자인씽킹을 체득화하게 되면 이것이 분절된 5단계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느껴집니다.
위의 경우는 깊이 공감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아이디어 내기 단계까지 오신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정리해보면 인터뷰를 하다가 뭔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렇게 해보시길 제안드립니다.
[인터뷰 현장에서 바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우]
1) 인터뷰 도중에 방금 떠오른 아이디어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거나 간단한 스케치로 보여주고 "이런 솔루션이 제시된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라고 물어봅니다.
2) 인터뷰이가 좋다면 왜 좋은지? 싫다면 왜 싫은지에 더 주목하고 그 이유를 깊이 들어봅니다.
3) 듣다가 또 다른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만약에 OO 하다면"이라는 가정법 질문을 활용해서 추가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후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우]
1) 내가 알고 있는 아이디어를 모두 꺼내놓습니다.
2)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지 더 탐색합니다. 내가 몰랐던 아이디어를 만나기 위해 노력합니다
3) 더 생각나지 않으면 고객에게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받을 타이밍입니다.
4) 어떻게 피드백받을지 방법을 고민한 다음 고객에게 피드백 받아봅니다.
5) 경우에 따라 피드백 이후 고객과 아이디어를 함께 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늘은 독자님의 질문 덕분에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가능한 아이디어를 많이 펼쳐본 지금! 독자님의 마음은 어떠세요?
아이디어가 아직은 부족해서 걱정이 되시나요?
아니면 뭔가 확인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고객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세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 더 머물면서 아이디어가 충분히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를 가지고 페르소나를 만나보는 것을 더 추천드립니다. 페르소나에게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다 보면 또 다른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펼쳐진 아이디어를 어떤 기준으로 수렴해야 될까요?
1) 먼저 내가 좋아 보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페르소나의 시선에서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선택합니다.
2) POV와 관련이 있는 아이디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페르소나에게 다 좋겠지만 POV와 관련이 없는 것은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파킹랏"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씁니다.
3) 호기심이 생기고,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참지 말고 그것도 선택하셔도 됩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아이디어가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을 경우에는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고객에게 물어볼 아이디어를 1차로 5~7가지로 수렴한 다음 그것을 아이디어 컨셉카드로 만들어서 고객에게 가져간 다음 고객에게 이렇게 요청해 보는 것입니다.
"아이디어 컨셉카드 7가지 중에서 당신에게 중요한 순서대로 나열해 주시겠어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표현해 주셨는데요 그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이것이 우선순위에서 가장 낮은데요 혹시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우선순위를 나열하게 함으로써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디어 수렴까지 진행되었다면 그 아이디어에 대해서 어떻게 피드백을 받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다양한 방법
1) 아이디어에 대해서 좋은지/싫은지 직접 질문하기 + 이유 질문하기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말로 설명하고 의견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좋다/나쁘다를 들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아이디어가 좋은 이유, 싫은 이유를 듣는 것이 목적입니다.
" 이 아이디어 어떠세요?" "혹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 방법의 단점은 인터뷰이가 내가 진짜 좋을지? 싫을지?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정확한 대답을 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 말을 100% 신뢰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고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방식은 인터뷰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좋은 이유, 싫은 이유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삼으면 더 좋습니다.
2)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프로토타입 제작하기
귀로 설명을 듣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내 아이디어가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동작하는지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보여줍니다. 어느 정도 시각적으로 표현해야 될까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설명을 하지 않을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와 아이디어를 보여줄 때를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떤 경우에 반응을 더 민감하게 관찰할 수 있을까요? 어떤 경우에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설명할 때보다는 보여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Don't Tell. Show
이 말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입니다.
보여주면서 페르소나의 반응, 표정 등의 비언어를 잘 살피고, 그들의 생각을 먼저 물어봅니다.
"이것이 무엇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세요?"
"이걸 보니 어떤 생각이 드세요?"
만약 이것을 잘못 오해했다면 서둘러 원래 의도나 목적을 설명하려고 하지 말고, 왜 그렇게 오해하게 되었을까 좀 더 머물러 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방법도 약간의 단점이 있습니다. 시각화된 자료이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 피드백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그 이야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좋은 것은 느끼고 경험하게 하는 프로토타입입니다.
3) 충분히 상상할 수 있거나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토타입을 제작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최소 기능만 세분화해서 테스트를 쉽고 빠르게 진행하는 것입니다.
영화 세트장을 만들거나 완성품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비싼 돈과 많은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서는 더더욱 안됩니다. 왜냐하면 내 아이디어에 사랑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나도 모르게 나 아이디어를 보호하고 방어하게 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피드백을 받으려는 원래 목적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프로토타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본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자세한 내용은 프로토타입 만들기라는 다른 글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와우디랩에서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토타입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교육 컨설팅 회사이다 보니 새로운 교육 콘텐츠 기획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 콘텐츠가 정말 도움이 될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1차 프로토타입으로는 기획자끼리 모여서 간단하게 5~10분을 직접 해보면서 느낌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2차, 3차 프로토타입으로는 지인, 고객을 불러서 30분~1시간 정도로 미니 워크숍을 진행한 다음 피드백을 받습니다.
4차, 5차 프로토타입으로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실제 교육상황과 비슷하게 만들어놓고 교육 참가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습니다.
이런 종류의 프로토타입이 바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입니다.
이런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무엇을 검증하고 싶은지" 발산하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검증하고 싶은가요?
이것이 먼저 결정이 되어야 어떻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지 좀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만들고 나서 결정하면 의도와 다르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게 됩니다.
주로 이런 검증 포인트를 갖게 됩니다. 예시로 참고해주세요
1) 선호 여부 - 사람들이 이 아이디어를 원할까?
2) 사용 여부 - 사람들이 이 아이디어대로 행동할까? 이 제품/서비스를 사용할까?
3) 지불 여부 - 사람들이 이 아이디어를 사용한 대가로 기꺼이 돈을 지불할까?
4) 새로운 니즈 도출 - 우리가 의도한 대로 잘 사용하는가? 만약 다르게 사용한다면 어떤 불편함이 있었을까? 사용자를 관찰하면서 발견된 새로운 니즈는 무엇인가?
와우디랩에서 하나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나서 주로 어떤 점을 검증하게 되는지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1) 교육 목적에 맞게 작동하였는가?
2) 키 메시지가 잘 전달이 되었는가?
3) 상호작용이 잘 일어나고 서로 간의 배움이 충분히 일어나고 있는가?
4) 혹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 있는가? 이것을 어떤 기회로 삼을 것인가?
5) 학습자에게 이런 경험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가 있는가?
6) 학습자에게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것을 먼저 설계한 다음에 프로토타입을 준비하면 더 실험하기가 좋습니다.
검증할 부분도 충분히 발산하고 난 다음에 수렴해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좋은 검증 포인트를 얻는 것도 많은 검증 포인트를 발산한 다음에 더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8일차 가이드(질높은 피드백 받는 방법) 바로가기 : https://brunch.co.kr/@songilsam/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