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씽킹 [일:상(UP)] 프로젝트 8일 차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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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여정을 잠깐 정리해 볼까요?
페르소나를 정하고 나서 페르소나를 직접 관찰하거나 인터뷰를 진행해왔습니다. 답을 정해놓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페르소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또는 "페르소나에게 무엇이 문제인가?"를 먼저 정의하려고 했습니다.
관찰과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새롭게 알게 되는 인사이트가 점점 쌓이게 됩니다.
그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관점(POV) 정의가 일어나게 되고, 그중에서 고객에게 더 가치 있는 POV로 1차 선정해 보았습니다.
1차 정의하기가 마무리되면 페르소나와 페르소나 주변 사람들에게 문제정의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얼마나 공감이 되는지? 또 다른 문제가 보이는 건 없는지? 함께 대화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계속 POV를 추가해 나갑니다. 새롭게 추가되거나 선택되지 않는 POV는 POV 파킹랏에 담아두고 추후 한 번씩 점검할 때 꺼내어 봅니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문제재정의(Reframing) 과정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내기 전에 아이디어를 잘 담아내기 위한 HMW(How Might We) 질문으로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다른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담아보겠습니다)
이제부터는 POV와 관련된 가능한 아이디어를 펼쳐보며,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펼쳐진 아이디어 중에서 수렴 기준을 가지고 실험해볼 아이디어를 1차 수렴합니다.
그렇게 수렴된 아이디어마다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생각해보면서 적절한 프로토타입을 정해서 실험 계획을 세워나갑니다.
여기까지의 내용이 바로 7일간 진행했던 디자인씽킹 [일:상(UP)] 프로젝트입니다.
누구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할까요?
먼저 인터뷰했던 페르소나가 있습니다. 그 페르소나를 다시 찾아가서 피드백을 받아봅니다.
"지난번 인터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OO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OO 아이디어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아이디어를 이렇게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왔고, 이것을 사용해보면서 무엇이 좋은지? 무엇이 여전히 불편한지?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아이디어를 발산하다 보면 아이디어마다 피드백을 받아야 할 대상들이 새롭게 추가되기도 합니다.
인터뷰한 대상이나 페르소나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대상이 추가되면서 우리에게 좋은 페르소나가 하나 더 생겨날 수 있습니다.
대상이 정해지면 그분께 무엇을 물어볼지 명확해야 합니다.
페르소나마다 확인할 것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질문들로 준비해야 합니다.
프로토타입을 보여주고 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지" 하고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질문"해서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을 위해 가이드를 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시간이 넉넉하면 자유롭게 페르소나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도록 시간을 충분히 허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서 페르소나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페르소나도 무엇을 이야기할지 명확해서 좋고, 우리도 피드백받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들어서 좋습니다.
몇 가지 질문 예시를 참고하도록 적어봅니다. 프로토타입마다 워낙 다양한 질문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저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이것을 본 첫 느낌은 어떠세요?"
"이것은 무엇을 위한 제품/서비스라고 생각되세요?"
"이것이 나에게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무엇이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나요?"
"이것이 나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된다면, 그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이것은 나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나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주시겠어요?"
"이것을 보니 어디에 사용하고 싶으세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셨나요?"
"만약 OO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선택하시겠어요?" "그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피드백을 위한 질문을 페르소나에게 할 때, 유의해야 할 질문들을 적어보았습니다.
"혹시 이해하기 어려웠거나 궁금한 점이 있나요?"
무엇이 궁금한지 물어보는 질문보다는 "이것은 무엇이라고 생각되세요?" 라도 더 열린 질문으로 다가가 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질문을 하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혹시 이해되지 않거나 궁금한 것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질의응답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피드백을 받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질의응답보다는 자연스러운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궁금해하는 것을 관찰하시길 바랍니다.
궁금한 것도 피드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 궁금한지, 그것이 왜 이해하기 어려운지 더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혹시 이것 보시고 추가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나요?"
페르소나에게 아이디어를 요청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것은 우리가 해야 될 일입니다. 피드백을 받고 나서 새롭게 알게 된 인사이트를 가지고 우리가 아이디어를 더 발산해야 됩니다. 고객에게 아이디어가 있는지 묻지 말고, 아이디어를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이 아이디어로 어떤 경험을 하는지를 더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빨간색이 마음에 드세요? 파란색이 마음에 드세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과 페르소나에게 물어볼 것을 구별해야 합니다. 만약 이 질문을 하고 싶다면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싶어서 질문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렇게 질문하는 것보다는 "색상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이런 질문으로 좀 더 넓게 질문하고, 색상은 스스로 결정해주시길 바랍니다.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질문은 참고할 수는 있지만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어쩌면 페르소나에게 무슨 색이 중요한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일일 수 있습니다.
만약 대면으로 피드백을 받는 경우라면 비언어를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페르소나의 말보다는 표정과 반응, 숨소리, 고민하는 시간, 눈빛에 더 진실된 대답이 숨겨져 있을 수 있습니다.
질문을 하고 나서 잠깐의 침묵을 깨지 말고 오히려 고객을 깊이 관찰하는 시간으로 삼아주시길 바랍니다.
무엇을 고민하는 걸까?
어떤 생각을 하는 걸까?
잠깐 기다리면서 페르소나의 비언어를 관찰하고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깊이 생각해보세요
의외로 흥미로운 점들을 많이 관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화나 서면으로 피드백을 요청하는 경우엔 비언어를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전화의 경우 좀 더 편한 시간에 촘촘하게 질문하면서 비언어를 대신할 수 있도록 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면의 경우는 가급적 보조수단으로 활용하시고 그것을 활용하여 추가 대면 인터뷰를 하시길 더 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서면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피드백을 요청하면 오히려 질문을 더 많이 하십니다.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이런 점에 대해서는 고려가 되었나요?"
"이런 사람들에는 불편할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질문들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빨리 대답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드실 겁니다.
페르소나는 왜 질문을 하는 걸까요?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일까요?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 질문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이 신호를 무시하고 길게 대답하면 페르소나는 할 말을 잃습니다.
이럴 때는 꼭 이렇게 물어봐 주세요
"혹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세요?"
"혹시 이것이 궁금한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질문을 질문으로 물어볼 때, 페르소나의 속 깊은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잘 들을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질문이 오면 대답하려고 하지 말고, 질문으로 물어봐주세요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 찾아갔는데, 페르소나에게 계속 설명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계속 설명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주세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맞습니다. 방어하고 계십니다.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방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피드백을 받는 목적이 무엇일까요?
빠르게 실패해보기 위해서
실패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배우기 위해서
무엇을 개선할지 발견하기 위해서
나의 아이디어에 싫은 반응을 보이는 페르소나를 만날 때 기분은 어떠세요?
그 기분에 따라서 내 아이디어에 얼마나 사랑에 빠졌는지 스스로 자가 점검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호기심이 들고, 더 물어보고 싶은 거라면 디자인씽킹 마인드셋으로 잘 무장하고 계시고, 디자인씽킹으로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혹시 어떤 점이 불편하게 느끼셨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또 어떤 불편한 감정이 있으세요?"
이걸 통해서 내 첫 번째 아이디어를 어떻게 개선할지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디자인씽킹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패하면서 계속 배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한 번에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오늘 어떻게 하면 질 높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은 배우는 것입니다.
피드백을 잘 받는다는 것은 방어하지 않고 깊이 공감하는 것입니다.
오늘 받은 피드백을 가지고 새로운 인사이트들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무엇을 개선할지 작은 것이라도 발견하고 또 수정하고 보완해나가는 과정이 즐거운 여정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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