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서비스기획자가 됐다.

농업계 서비스 기획자로 살아가야만 한다.

by 팜워커

신사업 기획에서 서비스 기획자가 되었다.

플랫폼 기획은 해보지 않았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응원과 담팀 팀장님과 임원분께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시겠다는 의견을 주시기도 했기에 믿음을 가지고 ’ 그래 열심히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새로 옮긴 팀 이름은 '기술전략팀'이다. 이곳은 서비스기획에 Oriented 된 팀은 아니기에 중장기 전략기획과 서비스 기획을 같이 추진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오자마자, 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App 기획이 있었기에 업무 파악과 동시에 킥오프를 진행했고, 나는 팀 업무가 바뀐 첫날에 앱 기획자가 되어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당황스러웠다. 개발에 대한 내용들도 파악이 되어있지 않았고, 현재 레거시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도 잘 몰랐기 때문에 굉장히 위축되고 긴장이 되었었다.


“나한테 이거 물어보면 어떡하지? 난 잘 모르는데”


그러다가 중간에 PM께서 “기획자의 생각은 어떠세요? “ 하는데 참 진땀이 났다.


일단, 뭐 핑계를 댈 순 없으니 “검토 후 의견 드리겠습니다”로 마무리는 했다.


신사업팀에서 근무할 때는 비즈니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빌드업을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의문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이 눈앞에 놓였었다면 이곳은 잘 몰랐던 분야를 빠른 시간 내에 학습하고, 필요한 우선순위 별로 기획을 해서 업무 지시 및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단 업무와 회의는 진행되어야 하기에 나도 나름대로 핵심을 간파하는 질문을 해보고자 노력했다.


킥오프 회의 때 첫 질문은 2가지 정도였던 것 같다.


첫 번째 질문

“대기업이랑 많이 일을 잘 해오셨다고 인지하고 있고요. 그럼, APP 기획서는 보통 어느 정도 양식, Depth로 공유가 되나요?“(이 내용은 내가 어느 정도로 딥하게 고민하고 자료를 작성해야 할지 내용이었는데, 답변이 의외로 간단해서 놀랬다. 아무래도 대기업들이 콘셉트만 던지는 경우가 많아서 내성이? 생긴 모양이다.)

“그림으로 그려주시는 분들도 있고, 말로만 콘셉트 정도로 주신느 분들도 있어요. 근데, 딥하게 기능정의서까지 구체화시켜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근데 가장 중요한 건 서비스 정책만 있으면 돼요 “

(서비스 정책은 뭐지.?)

”서비스 정책은 어떤 걸 의미할까요? 보안이나 회원가입, 관리정책인가요?"

“네 맞습니다. 온보딩 절차와 보안 정책 등에 대한 내용입니다. (속으론 오.. 그래도 얼추 비슷했어 ㅋㅋ 하며 뿌듯해함)


두 번째 질문

“SI개발과 서비스 운영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하는데, 저희가 제안드린 초안에 기획적인 아이디어도 주실 수 있나요?”

(처음이다 보니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이라면 더 당당하게 요구할 것 같기도 하다)

“네 당연하죠. 저희도 직접 운영하다 보니 그에 맞는 노하우라든지 고객 입장에서 더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게 만들고 싶기 때문에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와.. 진짜 감탄사가 나왔다. 세상에 이런 개발사가 있는가? 지금도 감사히 여기며 함께 열심히 일하고 있다)


킥오프 이후, 3개월이 지나간 이 시점에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굉장히 행운아라고 생각이 든다.


첫 번째, 농업계에서 서비스 기획 업무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독특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농업 도메인, 즉 에그테크는 기후 불안, 식량주권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섹터가 될 것인데 아직 너무나 낙후되어 있고, 저평가되어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혜성처럼 등장했던 G사가 등장했었지만, 무리한 욕심과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처참히 실패했다.

하지만, 분명 의미 있는 도전이었고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이 도메인을 이해하는 서비스 기획자는 손꼽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정말 공부도 많이 하고, 고객,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고, 또 많은 실험과 고도화를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방향성이 결정돼있고, 좋은 가이드를 주는 리더를 만났다


부문이 바뀌면서 긴밀하게 소통하는 리더가 바뀌게 되면서 서비스 기획에 대한 방향성을 가이드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신사업 특성상 아무래도 혼자 고군분투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이걸 결정해도 되는 건가? 이렇게 했다가 문제 생기면 어떡하지? 이런 의문과 반문 때문에 진척이 늦거나, 놓친 경우도 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는 이미 결정된 서비스이고, 그 안에서 콘텐츠를 풀어가면서 고객에게 어떤 포인트에서 가치를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딥하게 들어갔다. 필자는 그에 대한 고민들을 빠르게 캐치해서 하나의 기획서와 기능정의서로 녹여내고 그것을 내부 고객 VoC를 통해서 시간을 단축하고자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실무자를 통해서 처리하면 오래 걸릴 일들을 애로사항으로 건의하면 Fast Track으로 바로바로 해결해 주셨다. 또, 좋았던 건.. 아무래도 나를 방어? 해주는 우산이 생겼다. 이를 통해 느껴지는 안정감은 엄청났다.


세 번째, 정말 똑똑하고, 고객만을 생각하는 개발사와 함께 일 할 수 있는 경험은 정말 많은 깨우침을 느끼게 되었다.


개발사는 10시 칼퇴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물론 자율 출퇴근 제도가 있다고 하지만, 프로젝트 진행 시에는 굉장히 강도 높게 업무에 매진하는 집착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집착이 나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집착하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우리도 그들에겐 고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편으론 죄송스럽기도 했다. 우리가 의뢰했는데 우리보다 더 열심히 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자극을 받아 이전 팀 있을 때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또 그 안에서 구체화가 돼 가는 과정을 보면서 뿌듯하면서 재밌기도 했다. 아무래도 임원분들께 중간에 공유드렸을 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시는 게 가장 뿌듯했었다.


그리고, 우리가 경쟁사 벤치마킹 수준으로 공유했던 내용도 깊게 고민하고, 유저 시나리오 상 그게 맞을지에 대한 고민까지 해서 주는 부분에서 굉장히 디테일하고 고민의 질이 다르구나 느끼게 되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빠르게 수용하고 학습해서 대응을 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파트너 사로써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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