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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농업, 존디어만 있을까?

다양한 글로벌 첨단 농기계 업체들에 대해서

by 팜워커

사람들은 흔히 CES에서 거대한 자율트랙터를 선보인 존디어(John Deere)만 기억한다. 실제로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하며, ‘농기계 = 존디어’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하지만 세계 무대에는 존디어 외에도 CNH, Kubota, AGCO 같은 굵직한 기업들이 있다.


이들의 매출 규모는 수십 조 원에 달하며, R&D 투자만 해도 수천억 원 수준이다. 단순히 트랙터를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라, 농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거대 솔루션 기업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존디어 CES2025 기조 연설 링크 보기


그들이 그리는 미래

존디어는 2026년까지 데이터에 연결된 기계 115만 대, 관리되는 농지 면적 수억 평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계를 파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플랫폼을 통해 농업 전체를 디지털화하는 전략이다.


CNH, Kubota, AGCO는 존디어보다는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AI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협업하며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디지털 농업 생태계를 그리지만, 공통점은 모두 ‘농기계’가 아니라 ‘농업 솔루션’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의 차이와 방향성

1. 존디어(John Deere)

농업 현장을 하나의 거대한 ‘스마트 팩토리’처럼 만드는 회사이다. 잡초 방제, 씨 뿌리기, 비료 주기 같은 작업을 모두 데이터로 계산해 기계가 스스로 판단한다. 농부는 단말기에서 ‘오늘 할 일’을 선택하면, 플랫폼(Operation Center)이 작업 계획을 세우고, 기계는 알아서 움직이며, 결과는 다시 데이터로 기록된다.

존디어.png 존디어 8R 사진 - 출처 : 존디어 홈페이지

2. CNH

미국·유럽 중심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스스로 모든 기술을 만들기보다는 이미 앞서 있는 회사를 인수하거나 협력해 퍼즐을 맞추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Raven, Hemisphere 같은 회사를 인수해 자율주행과 정밀농업 기술을 빠르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고, ‘FieldOps’라는 자체 플랫폼으로 이를 묶어낸다.

cnh그림.png CNH 미래 트랙터 - 출처 : CNH 홈페이지

3. 구보다(Kubota)

일본식 정밀함이 묻어난다. 예를 들어 ‘베일러(볏짚을 뭉치는 기계)’가 트랙터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도록 표준화 기술(ISOBUS)을 활용한다. 또 스타트업과 협업해 작은 농장에서 쓸 수 있는 자율주행 기계를 실험 중이기도 하다. 또한, 2가지 타입의 (V,S) 소형 다목적 컨셉 로봇을 CES2024~25에서 발표하였으며 꾸준히 R&D를 진행하고 있다.

구보다로봇.png 구보다 다목적 소형 로봇(V, S) - 출처 : Kubota 홈페이지

4. AGCO

Fendt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는 ‘씨앗 하나, 비료 한 톨까지 정확히’라는 철학을 내세운다. Precision Planting이라는 솔루션으로 파종·시비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Fendt ONE 플랫폼을 통해 농부가 기계와 데이터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이들의 비전은 농민의 ‘노동’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농민을 관리자로써 변화 시킨다. 그 핵심은 농업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있다.


한국 기업의 현실

우리나라 업체들 역시 북미·유럽 소형 트랙터 시장에서 최선을 다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노리는 게임의 무대는 한 단계 더 높다. 트랙터 한 대의 판매가 아니라, 농업 전반을 지배하는 데이터 플랫폼의 주도권이다.


우리는 여전히 트랙터를 팔고 있는가, 아니면 농업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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