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참...
살다보니 이런 일이 다 있다.
내가 지난 한 해 동안 올린 블로그 내용을 책으로 엮게 되었다.
인터넷에 아이들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한 건 1995년, 내가 교사가 되고 나서 얼마 안되던 해였다.
PC통신 천리안. 그 안에 교사동이 있었다.
세월이 지나 pc 통신이 사라지면서 그 때 올린 글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내 글이 사라지는 거야 그러려니 했는데, 그 안에 담긴 우리 반 아이들 이야기가 사라지는 건 아쉬웠다.
그래서 당시 인터넷 ISP회사로 잘 나가던 채널아이라는 업체에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올렸다.
인터넷에 올린 글들은 따로 HWP파일에 담아 보관하다가 CD롬이 나오면서 거기에 저장해 두기도 했는데
이런 저런 에러가 나서 없어지고 말았다. 채널아이도 얼마 뒤 없어졌다.
이사 하다가 일기장을 잃어버린 것처럼 서운했다.
그 뒤로 네띠앙에 직접 홈페이지를 제작해서 올리다가 또 없어지고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네이버 블로그에 안착을 한 게 2002년 쯤이었나보다.
출판사의 연락을 받고 선뜻 응한 건 책으로 묶으면 더이상 잃어버리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컸다.
단지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동기로 책을 묶는다... 이거 출판사 망하게 하는 지름길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