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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일학년담임 Jan 26. 2016

책의 제목과 부제 정하기

결정장애의 재현



책 만들기가 종반을 향하고 있습니다.

얼핏 봐도 300쪽이 한참 넘습니다.

뭐, 책 만드는 거 쉽구나 싶다가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책이 괜한 종이 낭비 아닌지 부담이기도 합니다.

한 해에 수천 권의 책이 나온다는데 괜한 유난을 떠는 것 같아 민망하면서도

살다 살다 책을 내다보니 별 생각이 다 듭니다.


블로그 글을 책으로 엮기로 하면서 본의 아니게 출판의 과정을 알게 됩니다.

블로그 글을 복사-붙이기를 해서 책으로 엮는 줄만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군요.

출판사에서 일하는 어떤 분이(편집자? 정확한 명칭은 모르지만)

하나하나 읽으면서 이상한 문장이나 주제와 비껴간 내용은 자르거나 고치고

최대한 여러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게 수정해서 새로운 글로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해서 고친 글을 내게 보내서 마음에 드는지를 묻는 과정을 거친다.

그걸 교정 원고라고 부르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 주로 방과 후나  저녁때 써서 올린 것들이라 감상에 치우치는 면이 있었고

책 만들게 될 거라곤 생각도 안 하고 그날그날 숙제하듯 지어 올리기 바빴던 글입니다.

그게 그대로 책이 된다면 망신일 것 같아 그동안 책으로 만들자는  몇몇 제의에 응하지 못했던 건데

알고 보니 출판사가 저의 허술한 글쓰기의 뒷감당을 해 주는군요.

모든 책을 그렇게 해 주는 건 아니겠고... 저는 좀 손이 많이 가는 저자인 셈이겠죠.


교정 원고를 읽으면서 제가 블로그에 올린 글들과 알게 모르게 비교를 하게 되는데

저의 맞춤법이 꽤나 엉망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편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훈련을 받았길래

그 많은 문장들 중 비문과 어색한 표현을 그리도 잘 찾아내는지 놀랍습니다.

맞춤법, 띄어쓰기기 정교하게 고쳐지고 어색한 문장이 매끄러워진 교정지를 보니

저의 원래 글은 며칠 세수 안 한 사람이 땟국물 흐르는 차림으로 흥분해서 막 떠든 문장 같은데 비해

출판사에서 손 본 원고는 말쑥하게 씻고 정장을 입은 사람의 말처럼 매끄럽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모아두신 분들은 이 참에 책으로 도전해 보세요.

출판사에서 다 알아서 고쳐주는 모양입니다. 참 좋은 세상입니다.



책 제목은 <나는 1학년 담임입니다>로 가려고 합니다.

우리 반 애들이 보면 바로 한 마디 할 것 같군요.


"선생님, 왜 싸가지 없게 '나는'이라 반말 써요. '저는 1학년 담임이라 그래야지요. 으이구, 정말."


1학년 아이들에게 '나는'과 '저는'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지 이거 참...^^;

우리 반 아이들에게  무사통과할 만한 제목을 아시면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ㅋ



또 제목에 이은 부제를 달아주어야 하는데요.

출판사에서 몇 가지 후보를 지어 주었습니다. 어떤 것도 저에겐 민망합니다.ㅠ


* 부제 후보


1- 아이들과 함께 크는 1학년 담임이 생생하게 기록한 초등 1학년 학교생활의 모든 것

2- 25년 차 초등 교사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1학년 아이들의 마음과 일상

3- 엄마도 모르는 초등 1학년의 사생활

4- 엄마와 아이의 행복한 성장을 돕는 초등 교사의 교실 이야기

5- 속 깊은 교사와 선한 아이들이 서로를 키워 내는 1학년 교실 이야기

6- 현직 초등 교사의 솔직하고 뼈 있는 1학년 성장 기록


이웃, 여러분, 시간 되시면 부제 추천 좀요. 번호를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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