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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edkingko Nov 26. 2017

눈 내리는 밤

나에겐 너가 있어 #1

눈 내리는 밤 / 210x210 (mm) / digiral art / Copyright ⓒ 2017 songkingko. All Rights Reserved.



' 눈 내리는 밤'

나에겐 너가 있어 #1





창문을 열었다. 영하의 날씨는 금새 집 안으로 들어와서는

어렵사리 올려놓은 내 방의 공기를 차갑게 식혀갔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창문 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기에.

그것도 함박눈이 펑펑 말이다.


차가운 손을 호호 불어가며 눈을 잡으려고 애썼다.

눈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바닥 사이로 잘도 피해갔다.

그래도 입가에 미소는 그치질 않았다.


집 옆에는 노오란 가로등이 열심히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그 불빛 사이로 눈송이들은 춤을 추듯 땅에 내려 앉았다.


회색의 아스팔트는 점차 하얗게 또 하얗게 물들었고

두꺼운 패딩을 입은 아이들은 하얀 도화지에

주먹만한 발자국을 꾹꾹 눌러 담았다.


그러고보니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추위랑은 상관없이 내리는 눈만 보면

패딩을 입고 집 밖으로 나가던 그런 시절이 말이다.

문득 그 때의 동심은 다 어디로 간걸까 하며 우울해지다가도

금새 '이미 경험한 자의 여유'라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기다리진 않아도 기다렸다는듯이 기쁜 것들이 있다.

그런 자그마한 기쁨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 적지 않다.

우리의 인생은 그러한 기쁨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이루어진건 아닐런지.


그러니 생각해보자.

당신에겐 그런 자그마한 기쁨은 무엇이 있었는지를.

당신에겐 그런 자그마한 기쁨은 무엇이 있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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