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의 '절규(The Scream)'라는 작품을 보고 있다 보면 가끔 현실에서 큰 벽을 만나 고뇌하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짠하다.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주의적 해석으로는 우리 삶에서 항상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선택의 문제가 가져오는 불안과 절망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절대자인 ‘신(神)’을 잃고 방황하며 불안해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 근대 사실주의 연극의 효시인 '인형의 집'으로 유명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 입센. 그의 작품 '페르퀸트'를 양정웅 연출로 보았을 때의 충격은 잊히지 않는다. 어쩜 이야기 속의 끊임없이 방황하는 주인공 페르퀸트는 우리의 현실적 페르소나일 것이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실존적 단계로 보면 연극의 주인공 페르퀸트는 탐미적 인간의 전형이다. 그러나, 끝까지 그의 방황을 기다려주고, 받아주는 연인 솔베이지(Solveig)는 인간이 '신 앞에 스스로 섰을 때' 기다리고 받아주는 절대자인 '신(神)'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노르웨이의 전설적인 작곡가 그리그(Grieg)의 페르퀸트 모음곡 중 '솔베이지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평안한 안식처를 찾은 듯 마음이 침잠한다.
. 영화 ‘시’와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적 주제 의식이 잘 투영되어 있다. 이런 주제 의식은 그의 전작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그리고 각본으로 참여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 잘 녹아들어 있다. 도시화, 대중화, 물신화, 고독과 인간소외에 허덕이는 인간성 상실의 현대 사회에서 그는 그 안의 주인공인 인간을 이야기한다. 신을 통하건 아니건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를 구원하는 것의 실마리는 내 안에 있다.
[Big Question]
이 시대에 필요한밀도감 높은 본질적 물음
Q1.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평상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Q2. 일상생활에서 'Grit'와 'Anti-fragile'은 어떻게 형성시킬 수 있는가?
Q3. 우리를 찾아오는 일상의 '무력감'과 '허무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큰 위기의 벽 앞에 수많은 실존적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라는 양자택일에 몰리기도 하고, '두려움과 떨림', '공포와 전율'을 느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