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월 우리 딸은 요즘 바쁘다. 또래 아이들이 모인 곳을 부지런하게 찾아다니다 보니 규칙적으로 이것저것 하는 게 꽤 많아졌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막상 가서도 엄마 껌딱지가 되지만, 이젠 꼭 '친구도 있어?'하고 묻고는 세상에 대한 설렘을 안고 길을 나선다. 눈과 귀와 온몸으로 한 공간 안에 있는 또래, 혹은 조금 더 어리거나 나이 많은 아이들을 관찰하다 그저 누군가를 따라 뛰어다니기만 해도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서는 같이 놀았다는 기쁨과 벅참에 미소가 번진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기분. 그들에 속해 있다는 기분. 소속감은 아주 일찍부터 찾게 되는 인간의 기본 욕구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