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iang khong May 20. 2022

다이어트 2

내가 토끼냐?

낙성대 텃밭에서 뽑아온 푸성귀는

내 목 주름만큼이나 쭈글쭈글해졌다.

어젯밤 엄마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안먹으면 버리겠다는걸

"아 먹어! 다 먹는다고!"

라고 말해버린 탓에 오늘 아침엔 무조건 샐러드다.


이파리 하나를 집어 씹어 봤다.

쓰다.

뱉고 싶다.

고기라도 싸먹으면 좋겠는데......


가만있자, 샐러드 소스를 냉장고에서 본것 같은데.

열어보니 생선까스 위에 뿌려먹는 타르타르 였다.

엄마도 참..... 타르타르 느끼하고 맛없는데......

참깨드레싱으로 사오지. 그게 더 달고 고소한데 .....


먹는걸 위해선 목숨을 거는 나는 온갖 귀찮음을 떨치고 슈퍼로 향했다. 문이 닫혔네?

그럼 편의점이다.

없네......수고롭게 계단까지 내려갔는데 말야.

하지만 내 푸성귀들을 먹기 위해 나는 두번째 편의점에 갔다.

또 없네.....후.....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나는 슈퍼보다 비싼 값을 치르고 옥수수캔을 하나 사왔다.

남았던 감자계란 샐러드와 함께 옥수수 알갱이를 붓는다.

옥수수는 괜찮겠지......?


이제야 음식 같구나♥


우적우적 씹으며 생각한다.

억울해.

내가 아는 누구는 175센티에 52키로인데

그 사람은 살이 못쪄서 난린데

나는 조금만 먹어도 바로 살이 찌고

늘 먹는걸로 죄책감을 느껴야 하다니.


하긴 그사람은 배부르면 숟가락을 내려놓는 사람이지.

나는 끝까지 꾸역꾸역 먹고.


그래도 억울해!

이왕 늘어날 지방 가슴이나 엉덩이에 붙으면 얼마나 좋아!?

뱃살에만 붙으니 고무줄 바지 그것도 시커먼 색깔밖에 못입잖아!


한번은 얇은 푸른색 바지를 입고 나갔다가

걷는 걸음걸음 따가운 눈길을 받아야 했다.

그후론 바지는 검정아니면 짙은 회색들뿐.


아무튼 오늘은 덜 먹고 더 걷고 더 운동하자!

이번달 안에 앞자리 반드시 바꾼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이어트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