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 태국 도망기 26

흥청망청 좋아~~~

by Chiang khong

7.23. 토


이런 세상에!
비록 2%를 수수료로 뜯기긴 했지만 어찌 되었든
760밧이라는 공돈이 들어왔다.
다시 한번 보고 또 봐도 760밧이다.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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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남자 친구를 보채 서둘러 집을 나선 시각이 8시쯤.
집 근처 창푸악 게이트 복권 노점상에서 바꾸려고 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우선 오토바이를 200밧에 빌리고 치앙마이 게이트에서 바꾸려 했더니
또 절레절레.

복권만 믿고 현금 딱 20밧만 가지고 나왔는데 어쩐다...


오토바이도 남자 친구가 모두 내고 가솔린도 내고,
이따가 왓 파라도 가야 하는데 어쩐다....


그때.
평소엔 무심히 지나쳤던 치앙마이 게이트 큰 복권 상점이 눈에 띄었다.
여기로구나!
역시나 째깍 현금으로 바꿔줬다.

2000밧에서 수수로 40 떼고 1960밧 받았다.
1200밧은 복권 주인에게 그리고 760밧은 얼결에 내가 챙긴다.


공돈이 들어오니 마음이 허방 허방 들떠서 무엇이든 마구 사고 싶어 졌다.
잔뜩 허세를 부리니 남자 친구가 얼굴을 찌푸리며 어서 왓 파랏에 가잖다.


가는 길.
싫다는 남자 친구를 끌고 치앙마이 대학교 앞 귀여운 식당에 데리고 갔다.
알록달록 이쁘게도 꾸며 놨는데 주문을 하자 엄청 큰 메뉴판을 들고 왔다.
그런데 같은 대학가 앞인데도 우리 라자밧 대학보다 뭐든지 2배 가격이다.
MSG를 쓰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광고를 해놨는데
사실 나는 그딴거 상관없다.

남자 친구는 비싸다고 나가자고 했지만
이미 잔뜩 허세를 부린터라 자존심때문에 그냥 먹자고 했다.


며칠 전 발견한 노부부 식당의 30밧짜리 팟카파오보다도 더 맛없었고 심지어 양도 적었다.
물도 늘 공짜로 먹었는데 15밧이나 내려니까 배가 아팠다.

남자 친구 말 듣을껄...

치앙마이 대학교가 중국 영화에 나온뒤 유명해져서

관광객 대상으로 만든 식당인가 보다.

어쩐지 메뉴가 엄청 많더라니....


왓 파랏은 숲 속에 있는 절인데 도이수텝 올라가는 길에 왼편으로 작은 사원이 보이고
그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아. 이 고즈넉한 사원이여!

푸른 이끼가 잔뜩 낀 석조 사원은 세월만큼이나 부드럽고 평온했다.
시냇가에 발을 담그고 남자 친구 보고 반짝이 돌 좀 주우라고 시키며
하늘을 보니
오늘따라 시리도록 푸르다.

어제 쿠나네 집에 가서 만났던 프랑스인, 태국인, 한국인 아가씨들도 만나고
물론 쿠나도 만났다.

나는 좀 더 있고 싶건만 남자 친구는 벌써부터 지루해한다.
그는 사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항상 나 때문에 가는 편이다.


우리는 예전에 갔던 푸핑 궁전 앞 기념품 가게의 9마리 아기 고양이를

보러 가기로 했다.
수풀이 잔뜩 우거진 도로는 싸늘하니 추웠다.
고양이는 5마리로 줄어들어 있었는데 역시나 어미는 보이지 않고
아비만 보였다.
내가 어묵을 내밀자 아비가 넙죽넙죽 받아먹고
아기들은 조금씩 맛만 봤다.


남자 친구가 어찌나 잘 놀아주는지
내 품에 안으면 쏙 쏙 도망가는 녀석들은
남자 친구의 나뭇잎 드립에 폴짝폴짝 뛰며 신나게 뛰어놀았다.


다음은 약속대로 오늘의 메인 코스!
왕디 마사지받기!

일본인들에게 유명하다는 마사지 숍이자 학교인데
막상 받아보니.. 흠...
주인아주머니가 보통이 아니셨다.
사람을 아주 능수능란하게 잘 다루시는 프로급이셨다.

한시간만 받기로 했는데 어느새 우리 둘 다 1시간 30분을 받게 되었다.
발도 안 닦고 시작한 마사지는 그래도 전화를 받고 서둘러 달려오신
두 분 마사지 사 덕분에 시원하긴 했다.
다시 가라면 좀 망설여지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토바이가 있으니 물을 사자고 해서 깜 띠앙 로터스에도 갔다.
으레 마트에 가면 충동구매가 심해져서 이것저것 담는데
오늘 내 지갑에서 나간 돈도 없겠다 나는 신이 나서 막 담으려 했다.


급하게 저지하는 남자 친구만 없었더라면...


집에 돌아와 한숨 돌리고
다시 얼마 전에 발견한 (매일 새로운 식당 발굴 중이다)
일본식 식당에서 오코노미야키와 돈가스 그리고 무슨 돼지고기 볶음 덮밥을 먹었다.
남자 친구가 감탄하는 거의 모든 일본식 음식이 메뉴에 표기되어 있었는데
우리나라 김밥 천국 같은 느낌이었다.

싸고 어느 정도의 맛은 있고.
서비스로 된장국도 나오고 종업원도 친절하고.
골목 안쪽에 자리했지만 태국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배가 터지도록 먹고 아저씨 그린 야몽을 사러 돌아다녔다.
아까 로터스에서 찾아 봤더니 왓슨스에는 없고 다른 약국에는 85밧이었다.
조사한 바로는 80밧이 안 넘는데 어째서 5밧이 더 비싸지?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들어 기름값이 더 나오지만
올드시티까지 갔다.


원래는 치앙마이 게이트 약국에서 80밧 주고 사면되거늘
오늘 토요 마켓이 열리니 그곳은 이미 지옥.
해서 왓 프라씽 근처로 갔다.
없다.
세븐일레븐?
없다.
기념품 가게?
없다.


결국 타패 게이트 쪽으로 돌아와 보니 이곳도 85밧.
그냥 로터스에서 샀으면 이런 고생 안 해도 되잖아.
괜히 투덜거리며 순서를 기다리는데
안 그래도 좁아터진 약국에 중국 아가씨 4명이 엄청 큰소리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약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대는 게 아닌가.

중국어가 성조 때문에 크게 또박또박말해야 한다는 걸
어디서 들었지만
이런 좁아터진 공간에서 너무 크게 말하니까 머리가 다 아팠다.
약사 아주머니도 점점 혈압이 오르는 눈치였다.

나는 이미 아저씨 야몽을 손에 들고 있어서 요것만 재빨리 계산하고
약국 문 앞에서 기다리는 남자 친구와 손 붙잡고 집에 가고 싶건만
중국 아가씨들의 무한 질문은 끊이질 않고
사긴 살 건지 뭐가 그리 궁금한 게 많은지...
그런 질문은 다른 손님이 없을 때 하던지 말이다!
인터넷에 다 나와 있는걸 나 외에
팔에 붕대 감은 서양인도 기다리고 서 있는데!!

참다못해 그냥 박차고 나와 버렸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식당이나 사원이나
어딜 가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우르르 우르르 몰려와
마구 떠들어 댄다.

도로에는 뚝뚝 열몇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는 바람에

운전하기도 힘들다.


나 또한 목소리가 크긴 하다.
그리고 친구와 있으면 무서울게 없어져 마구 떠들기도 한다.
(덕분에 남자 친구들이나 서양 친구들한테 많이 혼났다.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떠드는 게 어디 있냐고.
너만의 공간이 아니라고, 매너 좀 지키라고 말이다.)


그렇지만 나긋나긋 조용히 말하는 태국인들과
차분한 목소리로 느릿느릿 말하는 일본 남자 친구에게 적응되었는지
왁자지껄한 중국인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도망쳐 버리곤 한다.

그래.
성조 때문이라니까... 원래 중국에서는 크게 또박또박 말해야 한다니까.
이해하자.
(가끔씩은 참기 힘들 때가 있지만 도망 나오면 된다.)


결국 다른 약국에서 똑같은 85밧에 사서 왓프라씽 둘러보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갑자기 와로롯에 가서 꽃 티를 마시겠다는 남자 친구 때문에
꽃 티도 한잔 얼큰하게 마셔주고 왔다.


오늘 남자 친구는 눈에 벌레가 2번이나 들어가서 고생 좀 했다.
남자 친구의 눈은 눈 큰 인형같이 엄청 크다.
거기다 속눈썹도 낙타처럼 길다.
(부럽다는 말이다)

내 작은 눈에는 결코 벌레가 들어가는 일이 없는데
남자 친구는 항상 시도 때도 없이 벌레들이 들어간다.
큰 벌레 작은 벌레.
그것도 오토바이를 몰 때.

때로는 위험하기도 하다.


어어엇.


하면 벌레가 들어갔다는 신호다.

내 손은 동네 모든 고양이, 개를 만지기에 항상 더러워
함부로 손을 못 댄다.
면봉을 샀지만 눈에 상처라도 입힐까 봐 함부로 손도 못 대겠다.

그럴 때면 나의 지나친 걱정이 부담스러운지 툴툴대며 짜증을 낸다.

이제 그만 좀 들어오라고, 내 남자 친구 눈에!


오늘의 결론은.
공돈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는 거!

쿠나에게 바게트 한 덩이라도 사다 줘야겠다.
뭐 내가 복권에 당첨되면 당연히 뚝. 떼어줄 거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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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나 배 빵빵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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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파랏에서 만난 고양이.

어찌나 깨끗하던지 또한 애교 만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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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삥 궁전 기념품 가게 9남매 고양이들중 맏이들.

자는걸 너무 이뻐 안으려다가 남친님께 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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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남매 고양이들의 아비.

육아에 지쳐 잠이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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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꽃힌 부엉이 기념품들.

도이수텝 기념품 가게에서 35밧 주고 샀는데 제법 튼튼하고 많이 들어간다.

흡족 흡족~~^^

부엉이 인형은 와로롯에서 10개 100밧할때 산거다.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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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당 근처 미용실 고양이.

아래 작은 갈색 고양이도 있다. 장난치다가 줄 꼬여서 풀어줌.

이 외에도 푸른눈의 흰색 고양이 2마리 더 있음.

고양이 카페도 있고 암튼 고양이 천국이다, 치앙마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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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전체에 이끼가 끼어 초록탑이 되었다.

얼핏 보면 나무 같다.

좋다. 좋아~~:D

단체 관광객이 안와서 더 좋다!

왓파랏!





__ 3.JPG

저 사진 찍다가 쿠나한테 혼남.

저기선 사진 찍는게 아니란다.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들어와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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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새우 눈 사자들.

새우 눈 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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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내 취향 악세사리들!

오색찬란 비까번쩍!

정말 태국 여인들 몸매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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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해피해피~~~~~: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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