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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ang khong Jan 26. 2017

맴매!

오늘 하루.

일이 아주 잘 풀렸다.


어제 근무지 변경을 부탁해서

오늘은 새로운 근무지인 재래시장 매니저 보조 일을 했는데

아주 만족 스러웠다.


집근처 도보 15분이라 차비도 안들고

잘하면 집에서 식사 하면 되니 밥값도 안들겠고

관리자 분도 좋은 분 같고 여러모로 참 좋은 조건이다.


들떠서 집에 돌아와 읽은 책

마미야 형제 또한 유쾌하기만 했다.


삼십대에 들어선 두 형제.

홀쭉하고 깔끔한 성격의 소극적인 형 아키노부.

통통하고 털털한 성격의 적극적인 동생 테츠노부.

둘은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서로의 보호자로써

의지하며 살아간다.


둘 이름이 내 친구 이름과 같고

홀쭉한 아키노부가 왠지 성격이 남친이랑 (이라 적고 친구라 읽는다) 엇비슷해

감정 이입하며 쭉쭉 읽어 나가고 있다.


실연 당하면 꼭 신칸센을 보러 가는 테츠노부.

뭔가 귀여운 사람이다.



어제 오늘 일을 했으니 큰 마음 먹고 돈까스를 먹기로 했다.

특별한 날엔 짜장면이나 돈까스를 먹는게 내 소박한 행복이다.


아.

그것은....

내 혀를 맴매 하는 맛이었다.....


이건 고기도 아니고 뭣도 아녀.

오래된 기름을 똘똘 뭉쳐 약 1mm 두께의 고기 비스무레한 곳에 덮었어.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하다못해 샐러드도 맛없고 옥수수도 오래되 보이고

된장국은 지나치게 짰고 단무지며 김치며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맛없는 음식은 사람을 슬프게 만든다.


돈 조금 보태서 맛있는거 먹을껄.


오늘 하루 사치를 부려 보고자

올리브 영에서 1000원, 1500원 팩 2개도 샀다.

토요일 스카이프로 오랫만에 보는 구 남친에게 잘 보이고 싶다.


저번에 뽀얗게 찍힌 사진을 보냈더만 모찌라고

옛날에 우리가 늘 주고 받았던 애정 어린 별명으로 불러 주었다.


마음이 마치 핫팩 천개 붙인것 마냥 확~ 뜨거워 졌다.


내게 두번째 기회가 올까.


하루에도 몇번씩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쓰고 있다.


요사이 며칠 많이 울고 내린 결론은

자기연민과 불안에 허우적 대는 어리석은 일은 제발 그만두고

스스로 굳세게 마음먹고 행복하게 살자 는 것이다.


괜찮다.

이정도의 삶이라면 나쁘지 않다.

굳이 최악의 경우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나는 썩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


행복은 결국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때보단 살도 빠졌으니 내 삶은 점점 나아 지고 있다.

(메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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