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요일
오늘은 이런일이 있었다.
(이 문장의 아이디어를 준 오은 작가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용기를 내 글쓰기를 시작해봅니다.)
일요일 아침이다.
우선은 서울문화재단 생활문화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하루 한권 그림책 명상'을 인스타에 인증하기 위해
빌려온 동화책을 꺼냈다. 전날 비밀의 숲 시즌2를 보고 빈둥대다가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잤던 터라 엄청 졸렸다. 하지만 이제 4일만 더 하면 30일 완성이고 그러면 커피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 '스페셜 리워드'가 너무 궁금하다. 반드시 타내고야 말겠어!
사노 요코씨의 '100만번 산 고양이'는 읽을 수 록 좋다.
100만번이나 환생한 얼룩 고양이가 흰 고양이와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죽음을 맞이한다.
더이상 살아나지 않는다. 나는 불교신자라 이 부분을 업장소멸로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든 생각은... 부끄럽지만 사람이나 동물이나 예쁜게 장땡이구나 였다.
책 속에 나온 하얀 고양이가 어찌나 요염한지 사람인 나도 꼴딱 반해 넘어가겠다.
역시 예쁜게 다인 이 억울한 세상....
그리고 나서 9월 또다른 프로젝트인 다울 작은 도서관의 필사 모임원들과 채팅을 한시간 가량 했다.
도서관 사서님이 밴드에 주5일 올려주신 글을 읽고 필사한뒤 소감을 써내는 거였는데 처음이 힘들었지 계속 하니까 습관이 되어 할만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금요일만 되면 나도 모르게 '아아. 이틀은 쉬니까 좋네'라는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선생님의 권유로 네이버 홈페이지의 작가 칼럼을 필사해보기로 했다. 오늘 첫 작가는 정여울 씨의 '당신의 슬픔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였다. 심리학을 독학함으로써 자신과 만났다는 이야기였다. 나도 한때 심리학에 심취했었는데. 나의 지랄같은 이상한 성격이 궁금해서 이책 저책 들여다 보았더랬다. 김형경씨의 책이 참 좋아해서 몇번이나 읽었었지. 내일도 다른 작가의 칼럼을 필사해보고 싶다라고 다짐 했다. 과연 해낼 수 있을런지. 오늘도 필사하는 동안 인터넷 뉴스 검색이며 안하던 바닥 청소며 엉덩이를 몇번이나 들었다 놨다 했는지 모른다.
암튼간에 집중을 하라고!
당근마켓 직거래도 했다. 서로 마스크 끼고 물건과 돈만 잽싸게 주고 받았다. 내가 산것은 스케치북 2권.
천원인데 종이가 빠득빠득한것이 참 좋다. 여기다가 그림책 그림연습을 해야 할텐데 이렇게 물건만 사모으고 있다. 쓰라는 동화는 안쓰고 그저 연장탓만 해대는 중이다.
시골에서 엄마가 밤을 한푸대 가져왔다. 엄마는 아무도 신경써주는 이가 없어서 오기로 다리가 아픈데도 미친듯이 밤을 주워 왔다고 말했다. 저 많은 밤을 언제 삶고 숟가락으로 파먹지? 저번에 인터넷에서 밤 쉽게 까는 법을 봤는데 따라하기에는 귀찮고. 어쩐다.
다람쥐가 대신 껍데기만 잘 까줬으면 좋겠네. 아... 이 게으름 뱅이.
양재도서관에서 하는 시쓰기 과제도 보냈다.
처음 받아보는 시 수업이라 얼떨떨하다. 나는 일단 내 왼발을 소재로 잡아 써나가고 있다. 시 쓰기 수업을 하는 이유는 그림책을 쓸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이제 막 시작한 글쓰기라서 나는 문장을 압축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뭐든지 배우고 따라하고 있다.
내 그림책 완성할 수 있을까.
그 외에 컬러링과 농업기술박람회에서 하는 스칸디아 모스 화분 만들기도 했다. 북유럽에서 자라는 이끼라는데 묘한 냄새가 났다. 일단은 책장위에 전시해뒀다. 빨간색 독버섯과 소녀가 분홍색 화분안의 이끼 위에서 날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 겉이 마를때 화장실에 두면 금방 촉촉해진다는데... 죽을까봐 걱정이다.
내가 이것저것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내 스마트폰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겨 왔다.
그놈의 sns와 유튜브에. 그렇게 순간순간 웃고 즐기던 시간은 좋았는데 도대체 남는게 없다.
내년이면 마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렇게 3년만에 브런치에 글도 써본다.
내일도 쓰자. 제발 제발!